노무현 대통령이 7일 금정산 천성산 관통로 공사중단과 함께 노선 재검토를 지시했다. 5일 청와대 유인태 정무수석이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을 예방해 북한산 및 금정산 천성산 공사중지와 대안노선 검토를 약속한 지 이틀만이다.
이에 따라 노 대통령이 노선 백지화를 약속했음에도 공사가 계속 진행되면서 논란이 계속돼왔던 금정산 천성산 관통로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노 대통령은 7일 오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유 정무수석으로부터 금정산 천성산 고속철 건설을 반대하며 31일째 단식중인 내원사 지율스님 소식을 비롯해 북한산 관통도로 반대 운동 등 불교계의 입장을 보고받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김만수 춘추관장이 전했다.
그러나 북한산 관통도로와 관련해서는 노 대통령이 공사중단에 대한 언급없이 불교계와 협상하라고 지시함으로써 여전히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8일 지율스님을 방문, 공사중단 및 노선을 재검토하겠다는 정부방침을 전달했다. 또 청와대는 북한산 문제와 관련해 수석실 차원에서 금명간 불교계와 만나 협의할 방침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공사중단 및 노선 재검토 지시는 백지화 공약에는 못 미치지만 토지매입이나 공사발주 등 공사와 관련된 모든 행정절차가 중단되고, 현 노선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노선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금정산 천성산 노선 재검토 방식 및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노 대통령이 ‘쌍방의 전문가가 참여한 재검토위원회를 구성해 협상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유인태 정무수석도 법장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각계의 전문가들을 구성해 대안노선을 모색하겠다”고 말한 만큼 불교계, 건교부, 시공업체, 환경단체(전문가) 등 폭넓은 범위의 재검토위원회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금정산 천성산 문제와 관련 불교계 및 환경 시민단체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불교환경연대 정성운 사무처장은 “금정산 천성산에 대한 노 대통령의 지시는 의미가 있지만 북한산 관통도로 공사중단 지시가 없는 것은 아쉽다”면서 “공사가 중단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협의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