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 문화부장관, 싼타페 몰고 청사로…넥타이 풀고 회견
‘싼타페를 직접 몰고 문화관광부에 나타난, 넥타이가 갑갑한 장관.’영화감독 출신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27일 취임 첫날부터 ‘파격’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장관으로 임명된 직후 자신의 검은색 레저용 승용차 싼타페를 끌고 문화부에 나타났다. 장관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고 모시러 간 오지철 기획관리실장이 ‘황송하게도’ 옆자리에 앉아 수행했다.
이 장관은 검은색 계통의 와이셔츠 위에 캐주얼풍 양복 차림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아 장관들 사이에서 유독 ‘튀었다’. 그는 기자회견에 앞서 “넥타이를 풀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한 뒤 “갑자기 연락을 받고 달려와 미처 흰색 와이셔츠를 준비하지 못했고 넥타이는 매야 되겠기에 억지로 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평소 넥타이를 매지 않고 살다가 갑자기 매니까 아주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의례적인 취임식을 생략한 채 청사 사무실을 일일이 돌며 직원들과 악수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으며, 28일 문화부 홈페이지에 직접 쓴 취임사를 올리겠다고 했다.
간부들과 만나 첫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그는 “대통령의 임명장 수여식과 국무총리 취임식에 참석해보니 익숙하지 않아 굉장히 불편했다”며 취임식을 생략한 배경을 설명했다.
퇴임하는 박문석 차관이 간단하게라도 취임식을 할 것을 권했으나 그는 “낡은 것이 다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행정 관행과 일반 국민의 감각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사양했다.
기자들이 파격 행보에 관심을 갖자 그는 “‘딴따라’출신 장관의 별난 개성이라기보다 국민의 감각과 거리가 먼 행정 관행을 문화부에서 주도적으로 고쳐나가도 좋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동아일보 송평인 기자
◎ '장관 이창동' 기대 크다…격려글 봇물
새정부 첫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영화감독 이창동씨의 팬사이트 '꽃보다 아름다운 이창동(cafe.daum.net/ckdehd)'의 게시물 중 하나다. 그것은 단지 특정 팬뿐만 아니라 우리 영화계와 문화계 전체의 바람이다.
행정경험이 전혀 없는 40대 영화감독의 장관 발탁은 과거의 잣대로는 있을 수 없는 파격이다. 영화계로서도 '단지 동종 업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환영의 의사를 표시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갖는 기대의 눈빛은 유명 영화감독 이전에 자연인 이창동이 그간 보여준 '완벽한 성실함'에 기인한다.
오랫동안 함께 영화작업을 해온 A씨는 이감독에 대해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에서 활동했으나 결코 정치적 성향의 인물은 아니다"고 표현한다. 이감독의 입각을 찬성한다는 그는 "장관직은 정치적 군림이 아니라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리"라며 "그런 측면에서 평소 영화현장과 영화사(이스트필름) 경영에서 보여준 이감독의 치밀한 업무능력이 장관직에서도 잘 발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장관 이창동에 대한 반대의견도 있다. 특히 많은 영화팬들이 예술적 가치를 버리고 엉뚱한(?) 일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갖고 있다. 하지만 A씨는 "어차피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마친 뒤에는 다시 영화감독으로 돌아올 사람"이라며 우려보다는 축하하는 마음을 가져줄 것을 팬들에게 당부했다.
장관으로 내정됐다는 발표 이후 한동안 이창동 감독은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꾸고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마음을 정리했다. 이창동 감독은 27일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굿데이 김현우 기자 dionysos@hot.co.kr
◎ 교사.소설가 경력의 영화감독
교사, 소설가 경력을 가진 현역 영화감독. 문학과 영화를 통해 보여준 예술적 성취는 물론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을 펼치며 한국영화의 부흥을 주도한 개혁성향이 발탁 배경. 지난 대선 때에는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동참했다.
무표정에 말수가 적고, 고집을 잘 꺾지 않는 완벽주의자로 불린다. 하지만 촬영 현장에서는 스태프들을 꼼꼼하게 챙겨주는 다정다감한 스타일이라는 평.
인기 TV드라마 `고백'의 작가인 부인 이정란(필명 이란. 47)씨와 1남1녀.
▲대구(49) ▲경북대 국어교육과 ▲서울 신일고 교사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전리」로 등단(1983) ▲영화 「초록물고기」「박하사탕」 연출 ▲스크린쿼터범영화인비상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디지털 타임즈 박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