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작시 4편 등 3백여점 유품 공개
故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1915~2000)의 유품 3백여점이 다음달 28일까지 공개된다. 동국대 중앙도서관에서 도서관 신축을 기념하는 의미로 열리게 될 전시회 제목은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 미당의 시에서 따왔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유품은 2001년 4월 유족들이 동국대에 기증한 1만2000여점의 유품중 일부로 미당이 50여년간 간직해 온 10권의 시창작 노트와 영문학·프랑스문학 공부 과정이 담긴 노트, 출판되지 않은 노자의 <도덕경> 번역 초고, 평소 독송하던 <능엄경>, 성철스님과 찍은 사진, 미당이 보내고 받은 수천통의 편지 등이다. 특히 유작시 ‘제야(除夜)’, ‘곶감 이야기’, ‘나의 길’, ‘도로아미타불’ 등 4편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미당의 제자인 윤재웅 교수(동국대 국어교육학과)는 “미당의 미발표시는 100여편에 이르며 계속해서 유작정리작업을 해왔다”며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시는 유작 노트 10권중 8, 9권에 실려 있는 것으로 93년 1월~94년 10월 사이에 창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미당의 손때묻은 목탁과 염주도 전시돼
60년대부터 모아둔 각종 가계부와 영수증을 대하면 미당의 일상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특히 이번 공개 유품들중에는 미당의 손때가 묻은 목탁과 염주도 들어 있어 눈길을 끈다.
동국대 홍보실 김영민씨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중앙도서관내에 ‘미당문고’를 개설해 유품을 체계적으로 정리, 보관할 예정”이라며 “이와함께 미당 관련 저작들도 수집 정리하고 DB화해 미당연구 전자도서관 기능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