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8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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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두 후보 종책 토론회를 보고
▣ 분위기

98년 총무원장 선거 당시 후보자 합동토론회 이후 두 번째 열리는 토론회였지만 당시 토론회가 일부 후보가 불참하는 등 공식적인 토론회로 보기에는 미흡했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회에 모아진 관심은 지대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되면서 잘 치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론회에 참석한 두 후보 측이나 청중들 대부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구체성이 결여된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돼 후보별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신문과 방송, TV 등 교계 언론은 물론 MBC, 조선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일반 언론도 이번 토론회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 토론 쟁점

이날 토론회는 양측의 합의에 따라 미리 작성된 질문에 대해 토론자가 질문하고 후보자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질문에 대한 두 스님의 답변은 거의 대동소이했으며, 민감하거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거나 원론적인 답변으로 대신했다.

이런 가운데 문중, 말사주지인사, 비구니 팔경법, 달라이라마 방한 문제 등 질문지에 포함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질문이 나와 토론자와 후보자 간에 의견이 맞서는 상황도 연출됐다.

먼저 종광스님(법장스님 선대본부 집행위원장)은 종하스님에게 “두 차례의 추대식을 했는데 지나치게 문중 중심으로 분위기를 조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이에 대한 소견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종하스님은 “질의가 옆으로 나간 것 같다”며 일단 제동을 걸고는 “문중에서 서너사람이 물망에 올라 문중에서 통일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고 답변했다.

종하스님 측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종훈스님(종하스님 선대본부 총무)은 “말사주지 임명권을 본사에 이양할 경우 검증되지 않은 스님이 주지가 될 수도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예정에 없는 질문을 던지자, 법장스님은 “그런 사람을 주지로 발령하면 본사주지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예봉을 피했다.

종단 내 남녀 성차별 철폐와 관련한 질문에 두 스님 공히 비구니 위상 제고를 내걸었으나 “비구니 8경계법을 철폐할 의향이 없느냐”는 토론자의 보충질의가 이어지자 종하스님은 “율사와 선사, 강사들과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고, 사회자가 곧바로 다음 질의로 순서를 넘기면서 법장스님은 답변하지 못했다.

특히, 비구니 위상 문제와 관련해 종하스님은 국장급 두 자리 정도를 비구니 스님 몫으로, 법장스님은 비구니 스님 전담 부서 설치와 국장급 인사를 공약했다. 그러나 13일 선출을 마친 교구선거인단 240명중 비구니 스님이 4명에 불과한 현실은 두 스님의 말과 너무도 동떨어진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 진행상태

제한된 2시간에서 10분 정도 넘겨 토론회가 끝날 정도로 진행은 전반적으로 매끄러웠다. 후보자의 답변 시간을 2분으로 제한했으나 종하, 법장 두 스님이 단 한차례씩만 사회자의 제지를 받았을 뿐 무리는 없었다. 다만 토론자들이 질문에 앞서 본론과는 관계없는 언급이나 사회자가 진행 발언으로나 할 말을 늘어놓으면서 토론회의 밀도를 떨어뜨렸다.

▣ 두 후보 측 반응

양쪽 모두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토론회가 끝난 후 종광스님은 “질문강도가 낮았지만 그런대로 잘됐다”고 평가했고, 종훈스님은 “예정에 없던 질문이 한두 가지 있었으나, 문제없이 여법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
2003-02-15 오전 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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