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뱃머리> <중음의 꽃> 국내서 선보여
삶과 죽음이라는 두 세계의 경계를 문학의 힘으로 떠올려냄으로써 현대 일본 문학 속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 겐유 소큐. 일본 최고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스님 작가로 유명한 그의 소설 두 편이 동시에 출간돼 화제다.
그의 처녀작인 <물의 뱃머리>와 아쿠타가와 수상작인 <중음의 꽃>이 바로 그것이다.
겐유 소큐는 일본 임제종 묘심사파 후큐쥬지의 부주지이다. 1956년 후쿠시마 현 미하루 시에서 주지의 아들로 태어나, 게이오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한 후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다가 27살에 출가하여, 아버지가 주지로 있는 절의 부주지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일본 불교의 특징상 스님은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결혼하여 생활하며, 사찰과 주지는 세습된다. 겐유 소큐는 말하자면 대처승이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스님 작가여서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그가 다루는 이야기의 주제와 수준 높은 문학성으로 깊은 감동을 주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물의 뱃머리>는 나약한 한 인간의 죽음을 앞두고 불교와 그리스도교라는 서로 다른 종교의 관점에서 심원한 세계를 그렸다. 암에 효력이 있다는 소문이 도는 암반 온천과 숙박시설을 무대로 그곳에서 서예를 가르치는 스님 겐잔과 투병중인 암환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상의 일들을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중음의 꽃>은 일본 동북 지방의 절을 무대로 주지인 소쿠도와 그 부인 게이코의 일상 생활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성불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작품이다. 중음(中陰)이란 중유(中有)라고도 하며, 사람이 죽은 후 49일 동안 성불하기까지의 이승과 저승의 중간상태를 말한다. 이 작품은 기성 불교 스님과 민간신앙의 무당과의 교류를 통해 죽은 영혼의 행방을 묘사하여 독자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