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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은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다
7일, 새만금갯벌을 살리기 위한 대화마당 개최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해 종교ㆍ문화ㆍ예술ㆍ사회단체 명망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7일 원주 토지문화관에서는 수경스님, 문규현 신부, 김영락 목사, 박경리(소설가), 김지하(시인), 임진택(연출가), 임옥상(화가),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이주향(수원대 철학과 교수) 등 5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예정된 토론회는 사안의 중요성을 반증이라도 하듯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이어졌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새만금을 살기기 위한 선언문 채택, 새만금 살리기 생명의 소리 운동 전개, 갯벌체험 등을 통한 새만금 중요성 대국민 홍보, 새만금 생명평화연대 조직 확대 등을 결의했다. 또 새만금 생명학회에서 이달 말까지 각계 전문가들이 연구 조사한 보고서를 만들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토론회 중 김원웅 국민개혁정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사석에서 자신도 새만금 갯벌 보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인사말

소설가 박경리씨
박경리(소설가)
현재 건강이 안 좋은 상태지만 환경문제만은 아무리 힘들어도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 이 땅위에 생명을 두고 있는 이상 어떤 형태라도 생명이 있는 것에 대해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 그러나 위정자들은 표에만 관심 있지 생명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문명이라는 구조물은 피동적인 존재이며 생명을 가두는 장소지만 문화라는 구조물은 능동적이고 생명을 살리는 장소다. 하지만 위정자들은 이런 생각이 없다. 그러나 나는 국민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한다. 4ㆍ19 혁명처럼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희생을 바쳐 마련된 것이다. 나도 산에 올라가 비닐 한 장 줍는 것이라도 환경을 위해서라면 최대한 노력하겠다.


△기조발제

김정육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장)는 기조발제를 통해 새만금 갯벌은 우리나라에게 거의 유일하게 남은 하구 갯벌이며, 새만금호는 반드시 썩는다고 밝혔다. 또한 새만금 사업은 경제적인 타당성이 없고, 또 다른 환경파괴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해양 생태계를 지탱하는 기반이 갯벌인데 갯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갯벌이 강물이 흘러드는 하구 갯벌”이라며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등은 거의 막히지 않으면 개발사업으로 심하게 훼손돼 새만금이 거의 유일하게 남은 갯벌”이라고 말했다.

또 “새만금사업 환경영향 공동조사단의 보고서에 의하면 새만금호는 어떤 대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영양화가 심한 호수가 될 것으로 예측돼 썩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적 타당성 부분에 대해서는 “새만금 사업 환경영향 공동조사 보고서에서 비용은 단지 갯벌의 가치와 수산물 손실 두 개 항목만 계산해 전적으로 형평성을 잃었다”면서 “수질개선비용과 갯벌의 훼손으로 인한 수산자원의 손실을 다 포함한다면 지금까지 투입된 비용을 무시해도 경제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새만금 사업을 강행한다면 간척지 개흙에다 토사를 그 만큼 더 매립해야 하는데 그 많은 토사를 가져오려면 우리나라 수많은 산들이 또 다시 수난을 당해야 한다”면서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새만금 지역주민 이야기

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신형록 대표
신형록 대표(새만금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
지난 해 11월부터 절망에 빠졌다. 새만금 간척사업 공사로 맛을 비롯한 조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주민들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란 생존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마을에는 생기가 없어졌다. 지난 해 12월 명지대 김석철 교수가 바다도시 안을 가지고 나왔다. 그 안을 보고 이제 죽었구나 싶었다. 그 안은 갯벌을 죽이겠다는 발상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인간 중심적으로 사고할 것이 아니라 새만금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을 중심으로 놓고 사고해야 한다. 언제 갯벌에 사는 조개와 물고기들에게 의견을 구한 적 있는가. 새만금 문제는 갯벌을 사랑하고 그 고통을 진정 마음으로 끌어안을 수 있을 때 풀릴 수 있다.


△전체토론

제종길(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현재 시중에서 간척지 쌀이 가장 싼값에 판매되고 있다. 즉 이것은 간척사업의 주목적인 쌀 생산이 허구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동진강 수질문제는 해양생물이 대량 폐사되면서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정상명(풀꽃세상을 위한 모임 대표)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합의는 정치권이나 시민사회단체와 할 것이 아니라 새만금에 사는 생명체들과 해야 한다. 또 어떤 대안을 마련한다면 현재 살고 있는 생명체와 우리 후손들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오세훈(한나라당 국회의원)
새만금과 관련해서는 마지막 기회가 아닌가란 생각을 한다. 임팩트가 강한 지속적인 방안이 도출되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 방법론으로는 새만금과 관련한 연극을 장기 공연한다든지 해서 대국민 홍보 문화 이벤트가 필요하다.

임옥상(화가)
새만금 문제에 대해 경제적 가치뿐 미학적 정서적 가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새만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직접 보고 만지고 하면서 갯벌에 대한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상시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

이주향(수원대 철학과 교수)
시화호가 실패한 정책이었지만 아무도 여기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따라서 새만금도 법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새만금이 실패로 판가름 났을 경우 사업을 추진했던 사람들의 사유재산까지 몰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전재경(한국법제연구원 팀장)
새만금 사업을 중단시키려면 법률관계를 검토해야 한다. 공유수면매립법 제31조에 따르면 해양부 장관 직권으로 사업을 취소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또 매립 면허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양면작전도 고려해야 한다.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내 고향 마산 앞바다가 오염된 건 수출자유지역이 들어서면서 갯벌이 매립돼 그렇게 된 것이다. 새만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도와 방조제 폭파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여기서 방조제 폭파란 기도의 다른 방법이다.

임완숙(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
새만금은 오랫동안 문제시돼 왔지만 국민들에 대한 홍보가 아직 부족하다. 따라서 토론회를 하되 국민들이 다함께 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어 100분 토론에 찬성과 반대측이 함께 나와 토론하면서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

김동흔(경불련 운영위원장)
개발에 소외된 지역이 많다. 그런 지역 사람들의 개발욕구를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 따라서 전북도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또 부안지역에 공단을 만든다고 해도 동북아를 거점으로 하는 국가 정책상 여기에 들어설 공장은 없다.

최열(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현재 결집된 소수가 느슨한 다수를 이기는 형태다. 따라서 국민들로 하여금 새만금 사업이 강행 안 되도록 분노를 느끼게 해야 한다. 광화문에서 북을 친다든지 장기 연극 공연을 한다든지 해서 올 일년 모든 역량을 새만금 문제에 집결시키자.

임진택(연출가)
우리가 분명히 옳고 멀리 내다보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전북도민의 정서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생태관광단지 등 새로운 정책과 방법론을 제시한다면 도민들의 정서는 바뀔 것이다.

변홍철(녹색평론 편집장)
우리쌀 지키기 100인 100일 걷기 운동을 하면서 언론을 끌어들일 만한 유형이 없었다는 점을 반성했다. 따라서 새만금 문제도 유명인사들이 나서면 자연스레 언론이 조명을 할 것이다. 또 지역 성당이나 절에서 기도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 풀뿌리 운동에 적극 나서자.


△새만금 간척사업이란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북 부안군 변산면 대항리에서 고군산군도인 신시도와 비응도 등을 거쳐 군산시까지 총 33㎞에 달하는 방조제를 쌓아 농업용지 3만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농업기반공사는 2004년까지 33㎞의 방조제 공사를 마무리한 뒤, 5억3500만t의 농업용수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87년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의 공약으로 발표됐다. 91년 김대중-노태우 청와대 영수회담시 추경에 200억원의 예산이 반영되면서 방조제를 쌓는 사업이 본격화됐고, 그동안 들어간 어업 보상비등만 4310억원이나 된다. 현재 방조제 공사는 90% 가까이 진행돼 4.4km만 남기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학계에서는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바닷물을 완전히 막지만 않으면 갯벌을 살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서해안 최대이자 세계 5위 규모인 새만금 갯벌은 수산자원이나 수질정화가치 외에도 생태가치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사업을 반대해 왔다. 총 6조원이 넘는 사업의 타당성 문제와 농지 간척 이후 산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 가능성도 제기하면서 지금을 갯벌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 경과
1987년 대통령선거 당시 김영삼, 노태우 후보 새만금개발 공약
1991년 11월 18일 새만금 간척사업 시작
1997년 11월 김제경실련, 녹색연합, 녹색주민연대(군산) 서해안 살리기 심포지엄
1998년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부실사업으로 규정 전면 재검토 결정
1998년 7월 새만금간척사업 백지화를 위한 시민위원회 발족. 새만금갯벌 살리기운동 본격화
2000년 7월 12일 역대 골드만환경상 수상자 새만금 간척 중단촉구 선언
2001년 3월 17일 새만금갯벌 생명평화연대 발족
2001년 5월 24일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3보1배(수경스님, 문규현 신부)
2001년 5월 25일 총리실 수질개선기획단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 회의 및 새만금사업강행 결정
2001년 8월 22일 새만금사업 강행결정의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 제기
2001년 10월 12일 새만금 생명학회 창립대회(조계사 문화교육관)
2002년 11월 20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제8차 람사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새만금 갯벌 살리기 3보1배(수경스님, 문규현 신부)
2003년 1월 22일 새정부의 친환경정책을 염원하는 생명, 평화, 환경을 위한 범종교인 기도회(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남동우 기자 | dwnam@buddhapia.com
2003-02-08 오후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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