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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인생역전은 없다
“인생역전에 도전하라. 그러나 실패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도 없다.”
로또 복권의 당첨 배당금이 날로 증가되면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국민은행의 온라인 창구는 한산해도 로또 복권 접수창구는 장사진을 이루는 풍경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1일 설날까지 3주 동안 연이어 1등 당첨자가 없어 배당금이 눈 덩이처럼 불어나 700억에 육박한다는 보도다. 당첨 배당금이 올라갈수록 대박을 꿈꾸며 복권을 사는 사람도 늘어나 다시 당첨 배당금을 끌어올리는 연쇄작용이 최근 며칠간 계속되면서 온 나라가 대박의 꿈에 젖어 있는 듯하다.

그런 가운데 인터넷에서는 ‘로또에 당첨되는 비결’ ‘로또에 당첨 되면 이렇게 하라’ 등 로또와 관련된 유머들이 줄을 잇고 있다.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외제 승용차를 사주겠다”고 선심을 쓰고 친구가 놀라면(혹은 의아해 할 때를 놓치지 않고) “이번 주 로또에 당첨되면 말이야...”라는 농담도 자주 듣게 된다. 대박의 꿈이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는 신종 명약이리가도 한 것일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우려하고 있다. 허망한 꿈에 젖어 있다가 거기서 깨어나는 순간의 고통을 염려하는 것은 차라이 원초적인 것.

열심히 일하는 것이야말로 변함없는 진리임을 굳게 믿고 있는 소시민들의 가슴이 펑 뚫려 버린 것을 염려한다. 그 뚫린 구멍을 타고 온갖 공상과 망상이 침범해 의욕을 삭감하고 희망을 좀먹는 것이다. 대박의 기대에 끈끈하게 묻어있는 일탈의 악취가 개인과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하는가?

불자들 혹은 종교인들은 과연 로또의 대박 열풍에 비켜 서 있을까? 아닐 것이다. 직장인 불자 김모씨는 “종교와는 상관없이 그냥 한번 해보는 마음으로, 대박의 거창한 꿈 보다는 남들 다 즐기는 하나의 게임에 동참하는 기분으로 로또 복권 1장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한 여성 불자도 “혹시나 하는 기대도 있지만 뭔가를 기대한다는 그 자체에 대한 즐거움도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세상이 온통 로또에 빠져 있는 듯한데 한 장쯤 사들고 추첨 일을 기다리는 것도 세상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한 방법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이제 로또의 사회적 관심은 인생역전, 대박, 횡재 등의 단어에 얽매인 것이 아니라 유행에 대한 ‘동참’ 쯤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일까? 그러나 이런 현상이 정상적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분명, 이지러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일 것이다. 문제는, 그 이지러진 형상을 만들어 내는데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사행산업의 규모가 11조원이 웃돌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규모는 지난 몇 해 동안 보여온 꾸준한 증가세의 연장이며 특히 지난 2002년에 폭발적으로 증가치를 보인 것이라는 보도였다. 우리 사회의 노름근성은 누군가에 의해 억제되는 것이 아니라 부추겨 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폐단에 대한 책임을 질 곳은 어디에도 없지만.

최근의 대박 열풍은 우리 사회의 불안정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유념해야 한다. 북핵문제와 연결된 국제 관계의 긴장, 미국의 이라크 공격 시간이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는 것과 관련한 전쟁공포와 유가폭등으로 번질 경우의 경제적 불안, 정권 교체기에 불거져 나와 정쟁의 핵심이 되고 있는 대북 지원금 문제 등의 불안 요소들이 국민들의 삶에 던져 주는 불안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런 불안정의 구조들이 온 국민을 대박의 꿈에 젖어들게 한다는 분석이다.

대박의 꿈, 그 달콤한 꿈은 반드시 황량한 뒷맛을 갖고 있다. 노력하는 삶의 가치를 갉아 먹는 그런 꿈에 젖어드는 어리석음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장난삼아, 재미삼아 한번 도전하는 것이라는 가벼운 생각, 그 뒤에 도사린 원초적인 욕망을 누가 숨길 수 있을까?

“로또 복권이여. 남들은 다 너를 사도 나는 너를 거부한다. 내게는 내 삶의 건강한 희망이 있기에.”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야 할 것이다.
임연태 기자 | ytlim@buddhapia.com |
2003-02-06 오후 4:32:00
 
한마디
저도 매주 구입합니다 .로또를 인생역전 가장짧은시간이 부와 명예을 얻고 싶은게 인간 아니겠습니까 저에 도전은 그날까지입니다 ... 당첨되면 제마음속에 담고 있는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룩할것임
(2004-02-27 오후 5: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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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대박의 꿈의 잛다. 그러나 그 꿈 속에 젖어 있는 동안 나의 삶은 허물어져 간다. 그래도 남들 다 미쳐 날 뛰는데 나 혼자 멀쩡한 척 있으면 내가 바본지 사람들이 미친 것인지 알수가 없다니까
(2003-02-06 오후 4: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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