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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하는 빵 만들기 봉사활동
“오늘 하루는 여러분들이 어엿한 자원봉사자가 되는 거예요. 맛있는 빵을 만들어서 어르신들께 선물해드려요.”

1월 28일 서울 옥수종합사회복지관(관장 상덕) 4층 제과제빵실에는 앞치마를 두른 초등학교 1학년생 9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다.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은 제빵사 최호순 선생님의 지도 아래 빵을 만들어 정수주간보호센터에 계신 어르신들에게 드리는 것. 어르신들의 소화를 돕기 위한 호박 케이크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코칩 쿠키를 만들 예정이다.

복지사 선생님의 설명이 시작된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이들의 엉덩이가 들썩들썩한다. 얼른 맛있는 빵을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봉사활동의 의미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대하는 태도를 먼저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 소개하는 것까지 연습을 하고서야 빵 만들기가 시작됐다.

분량의 재료들이 조리대 위에 올려지고, 어머니들이 호박을 써는 동안 아이들은 설탕과 밤, 밀가루 등의 재료를 나른다. 계란을 깨서 그릇에 담아 놓기도 하고 혹시 흘리기라도 할까 조심스레 밀가루를 체에 내린다. 호박과 밤, 계란, 밀가루를 그릇에 담아 거품기로 휘저은 다음 식용유만 넣으면 반죽은 끝. 이제 반죽을 용기에 담아 구워내기만 하면 되는데, 질퍽한 반죽을 떠 담는 일도 아이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오븐에서 호박 케이크가 구워지는 동안 이번에는 초코칩 쿠키를 만든다. 아이들이 반죽기로 버터와 설탕을 녹이는 일을 번갈아 해보고 저민 아몬드와 초코칩을 넣은 반죽을 조금씩 떼어 동글납작하게 빚는다. “난 꽈배기 모양 쿠키 만들거야” “내가 먹은 쿠키는 이렇게 안생겼어” “도너츠 모양이 더 예뻐” 결국 오븐 용기에 담긴 쿠키 모양이 각양각색이다. 쿠키를 오븐에 넣고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점심으로 먹으며 서로 장기자랑은 무얼 할 건지, 어떤 노래를 부를지 의논을 하느라 조리실 안은 또 한번 시끌벅적해졌다.

오후 1시 30분. 케이크와 쿠키를 손에 든 아이들이 정수주간보호센터로 향했다. 처음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께 쑥스러워 하며 빵을 건네면서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새해 인사도 잊지 않는다. 아이들의 장기자랑을 보며, 또 아이들이 만들어온 빵을 먹으며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오른다.

행사가 모두 끝나고 평가 시간이 되자 분위기가 자못 엄숙하다. ‘느낀점’란에 ‘봉사는 즐겁다’고 쓰기도 하고, 스스로 봉사활동의 점수를 매겨 보며 잘한 점과 못한 점을 적어 보기도 한다. 이규진 사회복지사는 “자원봉사는 무조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힘든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빵 만들기 봉사활동을 통해 즐겁게 일하면서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여름방학 때는 소보루 빵 만들기를 했다는 박종민(11), 아론(8)이 형제의 어머니 송명정(36, 강남구 논현동) 씨는 “아이들과 봉사활동을 할 만한 곳이 많지 않은데 함께 빵을 만들면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다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옥수종합사회복지관은 이처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다.
여수령 기자 | snoopy@buddhapia.com
2003-02-06 오전 8: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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