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사랑과 증오, 쾌락과 고통, 집착과 무관심 등 서로 대립되는 갈등에서 벗어나 평상심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중도(中道)’라 한다.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이 중도를 화두로 안고 4년전 제주도로 떠난 이왈종 화백(58)이 한 권의 책속에 평상심과 중도를 담아냈다. 그림 한폭에 장자와 노자의 이야기를 한대목씩 엮은 화문집 <도가와 왈종>(솔과학 刊)이 바로 그것이다.
한 일간지에 연재했던 삽화와 틈틈이 그린 1백편의 그림에 한문학자인 이병희 교수(45ㆍ한서대)가 노자와 장자에서 발췌한 짤막한 교훈적인 글들을 달아 놓았다.
일상속 교훈 주는 老莊사상의 글귀 한폭 그림으로
‘무릇 도는 복잡함을 원하지 않는다. 복잡하면 많아지고 많아지면 어지러워지며, 어지러워지면 근심이 생겨 구원하지 못한다’‘지나침을 버리고 사치함을 버리며 큰 것을 버리도다’ 등 일상속에서 가슴속에 새겨 마음닦기를 하기에 충분한 잠언 형식의 문구들이 빼곡하다. 여기에 증오하는 사람 ‘새(鳥)’로, 고통받는 사람을 텔레비전으로, 희망과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을 물고기로 승화시킨 이 화백의 그림은 어느덧 평상심에 가까이 다가서서 중도의 세계를 꿈꾸게 만든다. 값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