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반야바다밀다심경 관자재보살….’<반야심경>을 돌에 사경한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40여년 동안 전각가로 활동해온 심무용씨가 30일까지 부산 초량동 프랑스문화원에서 여는 전각전시회가 바로 그것. 특히 <반야심경>의 경구를 64개의 돌에 이어 새긴 작품이 눈에 띤다. 각기 다른 도장 모양과 글씨체를 구사해 자못 흥미롭다. 작품에서 녹아나는 그 인고의 흔적때문일까. 작품마다에는 돌에 새겨진 작가의 종교적 심상을 헤아려 보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는 우선 선(禪)적인 문구가 많다.‘월하목계명(月下木鷄鳴)’, 달빛 아래서 나무 닭이 운다는 뜻. 문구는 불교적인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추사 김정희의 다시(茶詩)와 이태백의 시,‘도법자연(道法自然)’같은 도가적 풍모의 문구,‘온고이지신(溫古而知新)’같은 <논어>의 구절도 선보였다.
서예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전각의 글씨체는 다양하며 예스럽다. 갑골문 전서 금석문 등으로 그림의 멋이 담긴 고졸한 아취의 글씨들이다. 거기에다가 돌에 새겼기에 나무와는 또 다른 투박하고 강인한 맛이 느껴진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총 30여점. 전시 기간 중 오후 2~7시에는 작가가 상주하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해준다.(051)46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