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 운주사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곳이다. 천불천탑을 누가, 언제, 무엇 때문에 조성했는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갖가지 학설만 넘쳐난다. 별자리를 바탕으로 세워졌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밀교성지로 파악하거나 민간신앙 차원에서 이해하기도 한다.
(사)진단전통예술보존협회(회장 홍윤식)가 ‘운주사의 역사적 가치 제 검토’를 주제로 올 10월 한ㆍ중ㆍ일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학술회의에는 탑이나 불상뿐 아니라 불교교리나 불교천문학 분야의 전문가 등 5명이 발표자로 나설 계획이다. 일본에선 각각 밀교학과 불교문화 분야의 권위자인 요리토미(代富) 슈우지인(種智院)대학장과 이시가미 젠노(石上善應) 슈쿠토쿠(淑德) 단기대학장이 발표를 맡는다. 국내와 중국 쪽은 현재 섭외 단계.
홍윤식(국악예술학교장) 박사는 “지금까지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식’으로 설만 난무해 온 운주사에 대해 보다 객관적으로 조명해 보자는 취지에서 국제학술회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진단전통예술보존협회는 이를 위해 불교미술의 시기별 발달과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아잔타 석굴사원과 엘로라 석굴사원 등 인도 중북부 지역을 최근 답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