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질 것은 다 깨어지라고 마음을 탁 비우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있을 때, 삶이 무엇인지 일러 주려고 내 가슴을 두드리는 게 있습니다. 그렇게 내 가슴의 문을 두드리는게 무엇일까요? 그것은 자비와 사랑입니다.”
가슴 속에 아름답고 선한 삶을 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의 장벽은 너무나 높고 험난해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그저 거센 물결에 떠밀리듯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다가 어느 날 문득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내 꿈은 다 어디 간 거지? 아니 나에게 꿈이라는 말조차 남아있지 않은 건 아닐까?’하는 허무함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고통의 바다에서 ‘하하하’ 웃으며 헤엄치는 법>을 한번 읽어 보시라.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위로의 차원에서 쓰여진 것이 아니다. 가볍게 읽고 잠시 기분 전환 하도록 배려한 것도 아니다. 고통을 아주 멀리 쫓아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들에게 아주 진지하고 하기 어려운 일을 하라고 요구한다.
고통을 친구처럼 사랑하고, 자비롭게 대하라고 한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고통을 대할 때 고통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그 고통을 통해 모든 사람의 고통을 알게되고 좀더 넓은 연민이 생겨난다. 그때 고통은 더 이상 미운 그 무엇이 아니다. 나와 이 세상 모든 것을 이어주는 끈이다. 그를 통해 삶의 깊이를 알고 깨달음을 이루게 해주는 고마운 선우가 된다. 그리고 고통의 바다 속에서 침몰하지도 않고 익사하지도 않고 유유자적하게 웃으며 헤엄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불교적 세계관과 인간관을 쉽게 풀어서 마치 믿을 수 있는 선배가 곁에 앉아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 같은 이 책은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저자인 페마 최된 스님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버클리에 소재한 UCLA를 졸업했다. 티베트 불교에서 몇 안되는 비구니이며 금강승 수행을 완성한 최초의 미국인이다. 1971년 프랑스에서 치메 린포체로부터 처음 불교를 배웠고, 이후 공부를 계속하다가 74년 사미니계를 받았다. 스승 트룽파 린포체 밑에서 15년간 공부했으며, 비구니계는 81년 홍콩에서 받았다. 현재 캐나다 노바 스코시아에 위치한 감포 승원(Gampo Abbey) 원장으로 있으며, 전 세계를 다니며 법을 전하고 있다.
피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했을 때 진정한 보리심과 접할 수 있었다는 스님의 이야기는 인간이 겪는 무수한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직시했으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삶의 다각적인 면을 생생하고도 시적인 언어로 직조해 냈다.
고통의 바다에서 ‘하하하’웃으며 헤엄치는 법
페마 최된 지음, 진우기·신진욱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