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종하(서울 관음사 주지), 법장(수덕사 주지) 두 스님의 양자구도에 이견이 없다. 두 스님은 정대스님의 거취관련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종하스님은 종회 내에서 지지세를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고, 법장스님은 오래전부터 원로의원과 선원, 교구본사를 중심으로 공을 들여왔다. 또 최근 들어 정련스님(전 포교원장)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교계 관계자들은 명확한 구도가 잡히기까지는 좀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소한 선거일정이 확정되고, 문중과 종회 계파 간에 후보를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소장파 종회의원 스님들을 중심으로 구 인물로는 더 이상 불교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현행의 선거제도나 구태의연한 종단 분위기를 바꿀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노무현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사회분위기도 젊고 개혁적으로 흘러가는데, 불교도 이를 무시할 수 없지 않느냐는 의견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젊은 소장파 스님들을 중심으로 ‘새 인물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새 인물을 통해 선거풍토 개선 등 종단 혁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런 분위기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도 계파나 자신이 속한 교구의 입장을 무시하고 독자적인 의사를 표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무현 당선자가 분위기를 탔듯이, 어느 시점에 불교계에서도 이런 기류가 형성될 경우 양자구도가 일순간에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