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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조사한 경판 수는 8만1천340장으로 추정되는 전체 국간판(국가가 도감을 설치하여 왕의 이름으로 제작한 경판) 가운데 2만936장. 법보전과 수다라전에 설치된 177개 판가(경판꽂이) 가운데 법보전 44개 판가에 대한 조사를 마침으로써 25%의 작업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
팔만대장경 보존연구원 연구실장 관암 스님은 “사람으로 치면 팔만대장경에 대한 ‘호적’과 ‘건강진단서’를 작성하는 일”이라며 “정확한 경판 수조차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해온 팔만대장경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존ㆍ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는 경판 하나하나에 대해 어느 판가의 몇 번째 줄에 꽂혀있으며 크기와 무게, 가로세로 두께는 얼마나 되는지 등 제원조사가 20항목이고, 글자 마모상태와 경판의 휨 정도 등을 측정하는 건강진단 32개 항목이 포함돼 있다.
흥미로운 것은 경판마다 크기와 무게가 다 다르다는 점이다. 일제시대 조사를 바탕으로 한 문화재청 자료에는 경판 1장의 평균무게가 3.5kg으로 나와 있지만 가벼운 것은 2.5kg에서 무거운 것은 4.5kg까지 2kg 정도 차이가 난다. 가로 길이도 평균 70cm지만 ±10cm의 차이를 보인다. 여러 군데에서 판각했고, 나무 종류가 다르다 보니 특히 무게가 차이가 나지만 글자를 새긴 부분의 면적은 거의 비슷하다.
관암 스님은 “법보전에 있는 세 줄의 판가 가운데 제일 앞쪽의 남면판가에 보관된 경판이 얼마 전 문제가 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판은 752살의 나이에 비해서는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며 “올해는 경판 조사보다 판가 보수에 주력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사는 2005년까지 진행되며 그 결과는 인터넷을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