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는 보기 드문 사진전이 영광도서내 영광갤러리 개관 5주년 기획전으로 문을 열었다.
1월 7일부터 2월4일까지 사진작가 이상일, 차경희, 서영숙, 서유정의 여성을 주제로 한 사진전은 소록도에 사는 여성, 50대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의 누드사진, 농촌 총각과 국제결혼한 여성, 젖가슴을 늘어뜨린 우리의 늙은 어머니 등의 모습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특히 전시 공간 중앙에 걸린 젖가슴을 늘어뜨린 늙은 어머니들의 상반신 누드는 전시관을 찾은 이들의 눈길과 마음까지 끌고도 남는다. 대형 사진들 사이 사이에 의자를 배치, 그 안에 앉으면 어머니의 자궁 속에 들어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도록 전시 공간을 할애한 것도 이번 전시가 단순히 사진으로만 보여주는 전시가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전시임을 말해준다.
사진(속)의 여성성 어머니(mothers)
이 사진전을 기획한 이상일(47) 대구 예술대 사진학과 교수는 "어머니를 통해 우리 나라 여성들의 정체성을 찾아보고 싶었다"며 "한 사람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동시에 한사람의 여성인 어머니에 대한 관심을 사진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18일 오후 2시에는 기획사진전과 함께 세미나를 개최, 이경순 영광갤러리 관장, 이상일 대구 예술대 사진학과 교수, 경성대 대학원 사진학과에 재학중인 이지미씨 등이 발제자로 나서 '패미니즘 속의 사진' 'Achive를 넘어서 Documentary로' '시각매체의 원근법에 대한 고찰' 등의 주제발표를 갖는다. 이상일 교수는 "이 세미나를 통해 영상미 위주의 사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한된 부산 사진 영역을 현 시대와 사회상을 담아내고 현대 생활을 반추하고 성찰할 수 있는 다큐 사진의 영역으로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세미나 개최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경순 영광갤러리 관장은 "개관 5주년을 맞아 젊고 의식 있는 사진작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작품을 기획 전시하게 되어 지역문화를 선도하는 갤러리로서의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장은 "사진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기획전은 부산에서는 보기 드문 아주 특별한 사진전"이라며 "한 여성으로서의 어머니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광갤러리는 부산의 대표적인 서점인 영광도서 4층에 문을 연 후 연꽃 사진을 공부하는 이경순 관장의 소신으로 불교적 소재와 주제의 다양한 전시회를 비롯, 젊고 재능 있는 작가들을 발굴, 기획전을 열어왔다. 올 초파일을 맞아서는 불교 사진전을 기획, 전시하기 위해 작가를 물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