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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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내음 가득한 절로 순례를 떠나자
깊은 산 깊은 골에서 천년의 역사를 보듬어온 절을 우리는 산사(山寺)라 부른다. 그렇다면 천년의 바람, 바다 내음 가득한 바다를 품에 안은 절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분별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그 또한 절집에 다름 아니니.

최근 나온 <바닷가에 절이 있었네>는 한번쯤 가보고 싶은 바닷가 절 12곳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펼쳐냈다. 단순한 여행서가 아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각종 르포와 여행기를 써 온 저자 박원식씨가 매월 발품을 팔아가며 공을 들인 끝에 얻은 수확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절의 역사와 그에 얽힌 이야기에서부터, 눈여겨 볼만한 문화재, 가는 길을 개인적 경험과 감상을 곁들여 독특한 필치로 소개한 에세이집이다.

“길의 끝에서 바다를 만나고, 절을 만났다. 파도처럼 들이치는 절의 풍광에 눈이 부시고, 바닷가 고찰의 향취에 새순이 돋아나는 듯 했다”는 저자의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바닷가에 있는 절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밤이면 달이 뜨고 바닷물 위로 달빛이 흐르는 서산 간월암에서부터 붉디붉은 서해의 노을이 아름다운 강화 보문사, 수천 수만 마리 겨울새가 머무는 동해 감추사, 봄이면 동백꽃이 눈부신 강진 백련사, 바다가 마치 연꽃 방죽처럼 아득하게 펼쳐진 남해 보리암에 이르기까지 파도 소리가 있고, 고둥 소리가 있는 바닷가 절을 이야기 한다. 여기에 사진가 이한구 씨(월간 <사람과 산> 사진부 팀장)가 담아낸 풍광이 우리의 마음을 한층 여유롭게 만든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낸 빛바랜 단청과 귀퉁이가 닳아버린 석탑, 아름드리 벚나무와 조화를 이룬 종각 등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도 다른 시각에서 만날 수 있다.

책 제목에서 풍기는 뉘앙스처럼 바닷가에 절이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었다면, 또 복잡한 일상과 스트레스로 지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우리 몸과 마음에 휴식을 제공해 줄 바닷가 절로 떠나보자. 넓고 푸른 바다가 보이는 바닷가 절로.

바닷가에 절이 있었네
글 박원식, 사진 이한구
고요아침, 9천5백원
이은자 기자 | ejlee@buddhapia.com
2003-01-08 오전 8: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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