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름이 없어요.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사람들은 뭔가가 새로 태어날 때마다 이름을 붙이죠. 이름을 붙이면 내 것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스님은 내게 이름을 불러준 적이 없어요. 하긴 스님한테는 모든 게 ‘몽’이었으니까.”
자신을 돌봐주던 스님이 돌아가시자 절을 나와 여행길에 오른 몽몽(夢夢).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몽몽은 여행에서 속임수로 동물을 잡아 서커스단에 파는 마술사와 20년 동안 명상에 잠긴 사람, 날마다 경쟁적으로 자물쇠와 열쇠를 만드는 두 노인, 술 마시는 고통을 잊기 위해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나를 잃어버렸는가’를 끊임없이 되묻는 몽몽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다른 사람의 가슴에, 말에, 생각에, 꿈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는 명쾌한 진리를 엿볼 수 있다.
꼬마성자 몽몽
이용범 지음, 김일화 그림
생각의 나무 刊
8천8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