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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ㆍ태 장애인경기대회 2관왕 소쩍새마을 안명훈선수
“훈련 때는 가장 못했는데, 부처님께서 도와줬나 봅니다. 무엇보다 함께 고생한 동생들과 함께 단체전 메달을 따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귀를 기울여야 겨우 알아들을 수 있는 어눌하고 느린 말투로 안명훈(24) 보치아 국가대표팀 선수가 전한 금메달 2관왕에 오른 소감이다.

강원도 원주의 소쩍새마을 가족인 안 선수는 11월 1일 폐막된 아ㆍ태장애인경기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2관왕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올해 초, 안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게 되었을 때에 이어 부처님 마을인 소쩍새마을은 또 한번 잔치집같은 기쁨이 넘쳐났다.

그리스의 공 던지기에서 유래한 보치아는 뇌성마비 장애인 9명으로 구성된 한국의 유망종목 중 하나였다. 대표 선수 중 가장 신참내기인데다 장애가 심했던 안선수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신체부위는 머리뿐. 손이나 발로 공을 굴릴 수 없어 머리에 헬멧을 착용하고 보조기구인 홈통을 사용하는 BC3 종목에 출전했다.

게다가 혼자서는 경기를 할 수 없어 보조자인 권철현(30. 소쩍새마을 생활재활교사)씨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녀야만 했다. ‘선수의 또 다른 몸’인 보조자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한 BC3종목에서 권철현 대표팀 코치는 안 선수의 손과 발이 되어 경기를 함께 했고 일상에선 일거수일투족을 보살폈다.

6년 전 소쩍새마을 식구가 된 안 선수는 5년 전 보치아를 시작해, 뻣뻣해진 몸을 가누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왔다. 표적구인 하얀 공을 먼저 던지고 그 공에 가장 근접하게 파란공과 빨간공 6개씩을 던져 점수를 내는 보치아. 안 선수에게 뇌성마비 중증이라는 장애는 이미 던져진 하얀 표적구였다.

남은 것은 장애라는 표적구에 최대한 다가서 극복하는 것. 지난 5년 간의 지독한 연습과 자기와의 싸움은 삶 속에서 점수를 얻고 행복을 누리기 위해 던져온 셀 수 없는 빨간 공이었던 셈이다.

지난 여름, 2개월 동안의 합숙훈련에서도 안 선수는 좀 더 가까이 표적구에 근접하기 위한 몸부림을 멈추지 않았다. 근육강직 증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의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형제 같은 동료들과 권철현 코치, 또 소쩍새마을 식구들이 안 선수의 힘겨운 고개짓을 다시 시작하게 만들었다.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금메달 획득한 안선수의 첫마디는 “이제야 편하게 밥 좀 먹겠다”였다. 그간의 긴장감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짐작할만하다.

권철현 코치는 “메달을 딴 결과보다는 명훈이가 경기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세상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방식을 배웠다는 것이 더욱 기쁘다”며 “소쩍새 마을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명훈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부산= 천미희기자
mhcheon@buddhapia.com
200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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