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녀에게 물었다.
-.그림 그리기 위해 답사한 사찰은?
전등사, 운주사, 내소사 등은 이번 작품을 위해 다시 가보았고, 나머지 사찰들은 그 전에 이번 작품들과 상관없이 가보았다.
-.사찰에 가서 눈여겨보는 것은?
그 절이 주는 분위기, 편안함을 찾으려 노력한다. 전통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 내가 가 본 절 가운데 부석사와 운주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부석사는 자연과 어우러져 편안하면서도 웅대함이 느껴지는 절이고, 운주사는 내가 그림을 그려서인지 조형적인 불상들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이번 작업 중에도 가장 어려웠지만 그림의 방향을 술술 풀리게 해 준 그림이 운주사다.
-.어떤 방식으로 그렸고, 작업기간은 얼마나 가졌나?
미리 구상해서 스케치북에 연필로 스케치하고, 원화는 스케치 없이 그냥 바로 그렸다. 여름 3개월 동안 다른 일 하지 않고 오로지 이 일에만 전념했다. 거의 매일 밤을 새우고, 해뜨면 자고 했다.
-.하나 하나를 회화적으로 봐도 좋을 것 같은데?
삽화를 그린다는 생각으로 하지 않고, 나만의 독창적인 작업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또 책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번역서인 만큼 한국적 아름다움을 살리려 애썼다. 그림만으로도 책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또 어떤 작업을 했나?
어린이 책 작업을 몇 편 했고, 우연히 일러스트 작업을 하게 됐다. 서양 일변도 기법으로 이뤄지는 것이 안타까웠고, 그래서 이번에 내가 평소 생각한 대로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해봤다. 내가 아는 많은 기법들을 하나씩 모두 해봐서 즐거운 작업이었다. 우리나라 전통회화의 기법들을 이번 기회에 총정리 했다고 보면 된다.
-.불교를 신앙하나?
지난해 결혼하면서 시댁의 영향으로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아직 불자는 아니다. 다만 좋은 작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예술가의 몸도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는 믿음을 가진 남편과 함께 틈틈이 참선 수련을 하고 있다.
인터뷰=윤제학 부장
yunjh@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