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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전시전문업체로 평가받고 있는 시공테크의 박기석 사장은 왜 문화에 관심이 많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냥 타고난 성품”이라며 웃음을 보인다.
1988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시절. 박 사장은 박물관, 미술관 등의 전시물에 대한 기획, 디자인 설계 및 감리, 모형제작, 컴퓨터 그래픽,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 전시분야의 설계 시공에 이르는 일체의 과정을 전문적으로 하는 시공테크를 설립했다.
“80년대 후반만 해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아 일거리가 거의 없었습니다. 박물관, 미술관 등을 찾아다니며 전시를 이렇게 하면 어떻겠느냐고 설득해 일을 만들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 어려움이 없었더라면 시공테크는 지금과 같이 무차입 경영을 하는 튼튼한 회사로 발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문화부분 가운데 박기석 사장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역사적으로 존재했지만 지금은 사라져버린 유물 유적들. 그래서 그는 코리아비주얼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신라 최대의 사찰인 황룡사지, 백제를 대표하는 정림사지, 익산 미륵사지 등 불교문화재와 중국 당나라때 활약했던 고선지 장군을 비롯한 역사적 인물을 3D로 복원했다. 특히 익산 미륵사지의 경우 3D로 복원된 미륵사를 설명하는 플래쉬 애니매이션과 가상현실 기술을 응용해 사용자가 직접 자신이 가고싶은 미륵사 경내를 자유롭게 가 볼수 있는 VR 등을 만들어 미륵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제가 특별히 불교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불교를 제외하고는 우리문화를 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불교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불교문화를 복원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어머니와 아내는 열심히 절에 다니지만 저는 아직 신행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공테크는 10여년동안 전국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관련 자료들을 수집해 오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이르기까지의 사진자료, 영상자료 등 그 종류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불교관련 사진자료만도 5천여점이 넘고, 불국사 등 일부 문화재에 대해서는 중창되기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 있어 사찰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전체 자료를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공테크는 이같은 자료를 이용해 최근에는 <한국의 문화유산 1, 2>라는 두권의 책을 출간했다.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 알릴만한 좋은 책이 없어 그동안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10여년 동안 모은 자료를 토대로 <한국의 문화유산 1, 2>를 출간했습니다. 특히 영어판의 경우 외국의 여러 박물관에서 구매요청이 들어오는 등 반응이 좋아 기쁩니다. 우리 국민들도 이 책을 통해 한국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박물관 등 전시분야를, 온라인에서는 정보통신 기술을 응용한 문화재 복원에 주력하고 있는 시공테크는 앞으로 학생들의 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 구축, 사이버 박물관 확대, 불교적인 색채가 짙은 캐릭터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한편, 시공테크의 자회사인 코리아비주얼스는 최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문화원형 개발 사업자로 선정, 현재 선사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해상 선박과 항로, 해전의 원형을 디지털로 복원하고 있다.
김두식 기자
doobi@ 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