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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주인공은 김연호 진주동물병원장(51.충북 제천시 중앙동). 지난 90년부터 12년간 골동품상과 지역내 농가 등을 돌며 사재를 털어 모은 문화재 286점을 9월 4일 국립 청주박물관에 기증했다.
김 원장이 기증한 문화재는 충북 지역에서 수집한 것으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토기를 비롯해, 연적, 벼루, 민속품, 회화류, 서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특히 민화 계통의 그림을 담은 작가 미상의 8폭 병풍, 위사 강필주의 노안도(蘆雁圖), 우암 송시열과 직계 제자 권상하의 서간, 완산 이삼만의 서첩 등은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을 평가받고 있다.
“‘준 것은 영원히 남고, 가진 것은 영원히 없어진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무소유 정신을 실천한 것뿐입니다. 나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문화재의 향기를 보여주고 싶어 또 기증하게 됐습니다.”
지난 90년에도 문화재 360점을 청주박물관에 기증했던 김 원장. 그가 문화재 수집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한국불교대학생연합회 활동한 1972년부터다. 당시 선배였던 김상현 교수(동국대 사학과)의 사찰 문화재 사랑은 김 원장이 독실한 불자와 문화재 수집 매니아가 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85년에 조계종 포교사가 된 김 원장은 제천지역 불교계에서 ‘10만배 거사’로도 유명하다. 제천불교거사림회 창립 멤버이기도 한 김 원장은 98년 9월 4일부터 50일간 10만배 정진기도를 회향했었다.
“회향할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이 자비심으로 녹아들 때 느꼈던 법열은 제가 불자로서 사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삶의 두 축이 된 ‘불교신행’과 ‘문화재 수집’. 김 원장은 또 다른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98년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탱화 1점과 고려전돌 2점을 기증했던 김 원장은 앞으로 불교 관련 문화재를 집중 수집해, 불교 성보박물관에 기증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계획. 김 원장은 사경, 다도 등의 불교문화의 정수를 생활 속에서 배울 수있는 ‘불교문화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김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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