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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봄베이) 근교에 있는 한 명상센터에서 10일간 묵언 명상하는 마지막 날 수상위원회로부터 처음 수상 결정 소식을 들었다는 법륜 스님(좋은벗들 이사장)은 “출가한 승려로써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여 마땅히 사양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위원회로부터 수상 이유를 듣고 승낙했다”고 밝혔다.
스님의 대북지원 원력은 1996년 여름 북한과 중국과의 국경지대에서 기아상태에 있는 북한 어린이들 직접 보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한국의 민간단체, 종교단체와 연대해서 굶주린 북한동포를 돕는 지원활동을 전개했지만 남한 내 반대 목소리에 여러 가지 어려움도 겪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당시 정부로부터 3번이나 방북 불허 통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대북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정부와 반대자들에게 설득하는 작업을 폈다.
“당시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직접 가 볼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사실의 진위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려가지 견해가 상충돼 대북지원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쉬웠던 것은 그때 백만톤의 쌀이 지원됐더라면 수많은 인명이 아사하는 상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겁니다.”
이후 스님은 (사)좋은벗들 회원들과 함께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동북지방에서 식량을 구하러 국경을 넘어온 수많은 북한난민을 도왔다.
또한 중국정부와 북한정부의 오해를 받으면서도 ‘북한식량난 실태조사보고서’를 만들어 국제사회에 알려 대북인도적 지원의 확대를 호소했고, ‘북한난민실태 및 인권조사보고서’를 만들어 국제사회에 난민 구호를 호소했다.
특히 난민 문제와 관련 스님은 북한으로부터 사상교육을 받아야 할 사람으로 낙인찍혀 아직도 방북을 하지 못한 실정이다.
“현재 중국에는 북한으로 돌아가지도 중국에 머물지도 못하는 탈북자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습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합니다. 남한과 북한, 중국과 유엔이 현실을 인정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내 놓아야 합니다. 민간단체의 지원만으론 구조적인 해결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최근 서해교전과 관련 남북관계가 소원해 진 것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도 감추지 못했다.
“먼저 남한과 북한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전쟁이 일어나면 공멸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또 북한이 도발할 여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아 문제는 인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북한 인권 문제 또한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스님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평화운동가로서만이 아니라 동시에 환경문제를 비롯하여 전 지구적인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인도와 몽고, 아프가니스탄 등 고통을 겪는 인류가 있는 곳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인도 국제 워크캠프, 태국 국경지역의 미얀마 난민을 구호, 몽골 한파 지역의 구호, 이디오피아 가뭄 피해 자원활동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님은 항상 자신의 변화와 사회의 변화를 함께 해나가려고 하고 있다. 개인의 깨달음은 사회의 깨달음과 나눌 수 없다고 보는 수행자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름은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개인이나 집단, 종교 등으로 인해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분쟁과 전쟁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 분쟁의 와중에서 어린이, 여성, 노약자 등이 더 심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 상을 받는 것을 계기로 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남동우
bwna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