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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6일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능가경 인도 주석서 관한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돼 화제가 되고 있는 소운스님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졸업소감을 밝혔다.
1989년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일본 동경대 문학부 인도철학과에 입학해 석사학위를 취득한 소운스님은 동경대 박사과정 중인 1994년 하버드대 범어인도학과에 입학, 8년간의 공부 끝에 불교학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불교를 제대로 알고 싶어 동국대에 입학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알고 싶은 것이 많아졌어요.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이제는 조금 욕심을 내볼까 합니다.”
소운스님의 욕심은 다른 것이 아니라 한국불교학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스님은 한국 불교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불교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수적 팽창이 필요하고, 그래야만 불교학의 지평이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하버드대학만 해도 티베트나 중국불교를 전공하는 교수가 있고, 근대 인도나 남방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한국불교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아직 우리 불교의 힘이 미약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소운스님은 한국불교의 힘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학문적 토대가 굳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충분한 연구를 위해서는 불교학과 관련한 외국어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스님은 영어, 일어, 중국어, 범어, 티베트어 등 불교학 연구에 필요한 언어를 모두 구사할 줄 안다.
“사실 18년간 불교학을 공부하면서 힘든 상황이 많았습니다. 학비와 생활비는 장학금과 한국에 계신 지인들의 후원으로 해결했지만 일반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승려로서의 본분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죠.”
한국불교학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소운스님은 “공부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면서도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한국불교학과 제 자신을 공동운명체로 생각하고 학자로서, 승려로서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소운스님은 6일 박사학위를 받은 뒤 10일쯤 귀국해 한국에서 불교학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한명우 기자
mwha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