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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초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천성이 농사꾼이 그가 한창 바쁠 절기에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한다는 것은 ‘죽은 거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날마다 마음이 조급해지고 울화가 치밀어 올라 없던 병도 생길 지경이었던 것.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살아 온 길을 회고하다가 그간 만났던 스님들과 찾아갔던 절들을 떠올리게 됐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앞으로는 부처님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가진 것이라야 농작물 밖에 더 있나요. 병원 신세 지느라 농장 관리가 잘 안됐는데도 장미도 잘 피었고 당귀 나물이나 파슬리 등 10여종의 채소 농사도 잘 됐습니다. 어느 절이든 연락이 오면 택배로 보내 드릴 생각입니다. 행사를 앞둔 사찰의 경우에는 장미를 얼마든지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1만여 평의 농장에서 수확되는 농산물을 도매시장 납품가의 절반 이하 값만 받는 것은 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지만 박씨는 병고에서 얻은 서원을 알차게 지켜 갈 생각이다.(016-763-2660)
임연태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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