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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의 명상센터에서 매년 9개월간 묵언정진하고 3개월은 담마 여행을 떠나는 조티카 스님의 담마 토크와 13권의 저서들은 미얀마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스님은 26일 미얀마선원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회를 갖고, 5월 30일부터 6월 8일까지 경주에서 위빠사나 집중수행지도를 마친 후 6월 10일 출국한다.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소재한 연방죽선원에서 법회를 열고, 한국 불자들을 상대로 법문과 담마토크 시간을 가진 조티카 스님을, 법회가 끝난 후 친견했다.
-먼저, 장장 4시간 30분동안 법문과 담마 토크를 쉬지 않고 진행한 스님의 간절한 가르침에 감사를 드립니다. 미얀마 불교는 인도에서 생긴 근본불교의 전통을 가장 잘 보전하고 있는 남방불교의 적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얀마에서의 인도불교 전통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습니까?
▲부처님 당시에 사용하던 빨리어는 미얀마 문화 곳곳에 녹아들어 있어, 전체 국민의 95%에 달하는 불자들이 익숙하게 빨리어를 사용할 정도입니다. 특히 스님들은 기본적으로 빨리어를 깊이 배워 능숙하게 이를 구사하고, 빨리어로 된 불서도 많이 출판했습니다. 미얀마 불교는 부처님 당시의 승가 형태에서 변형없이 그대로 전해져와 초기승가의 원형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온 미얀마 승가에서는 어느 불교국가 보다 많은 고승들이 출현한 것으로 압니다. 아라한과(阿羅漢果) 이상의 불과(佛果)를 증득한 고승들은 몇분이나 됩니까.
▲아라한과 이상을 몇분이나 증득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스승들이 높은 경지에 도달한 것으로 압니다.
-대승불교, 특히 선종에서는 대승불교의 수행전통에서만이 성불이 가능하고, 소승불교에서는 아라한과 이상을 증득하지 못한다고 들었는데요.
▲그것은 사실입니다. 남방불교에서 ‘붓다’는 아라한의 경지를 스승없이 도달한 자를 뜻합니다. 따라서 부처님 입멸이후 모든 스님들은 부처님을 스승으로 삼아 수행하는 제자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아라한은 가능할지언정 붓다는 될 수 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에도 최근에 부처님이 되겠다는 서원을 세운 분들이 여러 분 나오고 있습니다.
-남방불교의 스님들은 대부분 북방불교의 계율과 수행전통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스님께서는 선종의 참선을 어떻게 보십니까.
▲책으로만 알고 있을 뿐, 직접 해보지 않아 뭐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어떤 수행법이든지 8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의 무상과 무아를 체험할 수 있다면 깨달음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자는 위빠사나가 얼음을 녹이는 수행법이라면, 참선은 얼음을 깨고 단박에 고기를 얻는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흥미로운 표현이군요. 어느 부분 동감합니다. 위빠사나는 알다시피, 몸과 마음으로 일 거수 일 투족을 알아채는 점진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반면 참선은 큰 산을 점프해서 넘으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찌따 위빠사나’의 경우, 참선처럼 무엇인가 하나에 집중해 즉각적인 깨달음을 얻으려는 수행법이 있기는 합니다만, 이는 소수의 스님들만 닦고 있습니다.
-20년전부터 위빠사나가 한국에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북방불교와 남방불교의 장점을 함께 배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요.
▲글쎄요. 두 전통을 어떻게 혼합할 지 의문입니다. 빨리어로 된 소승경전은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에 부합되는 것이지만, 대승경전은 여기에 변화를 준 것이라 내용적 문화적으로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소승경전의 계율은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계행이 없다면 높은 경지에는 오르지 못합니다.
-올해 처음 한국을 방문, 한국 국민과 불자들을 만나 본 소감은 어떠신지요.
▲조계사와 연방죽선원 등 몇 곳에서 스님과 신도들을 만나서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은 매우 종교적, 정신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한국 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1권의 빨리어 사전이 나와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얀마에는 20권 분량의 빨리어 사전이 나와 있을 정도로 방대한 연구가 이뤄져 있습니다. 양국 불자들이 협력해 불교 교학을 발전시켰으면 합니다. 진실을 알고 있는 자는 다른 사람에게 알릴 의무가 있습니다. 스님이 아니더라도 많은 위빠사나 지도법사가 생겨, 보다 많은 불자들이 위빠사나를 닦아 항상 깨어있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김재경 기자
jgki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