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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회 2기 활동이 시작된 셈이다. 어디에 중점을 둘 계획인지.
“틀을 다지고 내실을 기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 안에서부터 기본적인 틀이 마련되고 학문적 체계로 자리잡아 나갈 수 있어야 대외적으로도 가지를 뻗고 꽃도 피울 수 있다. 경제학이나 정신분석학, 예술 등 주변 학문과의 학제간 연구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선과 예술’ 등 선(禪)을 중심으로 한 테마 학술회의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 2년을 돌아본다면.
“2년만에 학회지가 3번이나 나왔다는 것 자체가 큰 성과다. 한국선(禪)의 흐름을 정리하기 위한 학술회의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선학 전공자뿐 아니라 과학이나 경제, 철학 등 관련 분야 전공자들의 참여도 두드려졌다. 하지만 한국불교의 근본이 선종이고 선학을 표방한 유일한 학회가 선학회인 것을 감안하면 종단적 호응이 없었다는 것이 큰 아쉬움이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변화가 있다는 말인지.
“선 수행자들, 선 계통 단체들과의 교분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학, 즉 학문과 수행이 둘이 아니라 같은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서로가 확인했으면 한다. 결국 목적은 수행이다.”
-1기와는 달리 운영위원에 동국대 선학과 강사들이 대거 영입됐다.
“선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학과가 있는 동국대에서 먼저 뿌리를 내려야 한다. 그렇다고 선학과 출신 위주가 선 외적인 학문에 대한 배제는 결코 아니다. 선학과 주변 학문을 응용할 수 있고 서로 융화해야 불교학의 뿌리가 더 튼튼해진다. 또 그것이 불교학이 사는 길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의 선 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선학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선학이란 깨달음으로 가기 위한 수행의 방법과 관련된 것이다. 경전이나 수행 방편에 근거를 두지 않고서는 근본을 잊어버리기 쉽다. 선학이 선의 기본 정신과 어긋나는 것 같지만, 선 수행을 안내하고 어떤 수행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며, 또 현대에 맞는 방법인지 찾아가는 것이 선학이 할 일이다.”
-90년대 들어 불교학회 수가 엄청 늘었는데.
“불교학 관련 학회지만 20종이 넘는다. 월례 발표회를 갖는 학회 수도 늘고 있고. 그만큼 불교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말이다.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 하지만 전공자들이 한정돼다 보니 발표 논문의 질적 하락이 염려되는 부분도 있다.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됐다.”
권형진 기자
jinny@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