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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시와 켈러스시, 김병화시 등 3곳에 포교당을 마련한 자광사(주지 양기훈 법사)는 지난해 12월 20일 불교계에서는 처음으로 타슈겐트시에 종교법인(불교 사원)으로 등록했다.
이로써 자광사는 우즈베키스탄의 교민 20만 등 카자흐스탄, 따지키스탄, 끼르기제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중앙아시아 고려인 40여만명에 대한 포교를 공식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종교법인 등록을 계기로 불교유적 6곳에 대한 발굴 및 복원권을 얻어 중앙아시아 불교문화 복원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됐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정부의 허가없이 포교활동을 벌일 경우 주동자는 15년의 징역, 공모자는 10년의 징역에 처하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어, 이번 종교법인 등록은 한국불교에 대한 공인이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우즈베키스탄내에는 1천여명의 교민가운데 개신교 목회자 200명 등 500여명이 전도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역이어서, 포교 불모지를 개척하는 의미가 크다.
우즈베키스탄 불교협의회 양기훈(조계종 제12기 포교사) 상임지도법사가 중앙아시아 포교에 나선 것은 지난 91년. 연등국제불교회관에서 원명스님의 지시로 러시아 모스크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끼리기제스탄 비슈겐트, 레닌그라드 쌍삐떼르무르그에 5개의 포교당을 설립했다.
하지만 소련의 정정불안과 공안의 감시, 재정난, 경험 부족 등으로 이듬해 10월 귀국할 수 밖에 없었다. 모스크바를 제외한 네곳의 포교당은 어렵게 개척한만큼 일본 불교계로 운영권을 넘겨줬다.
양 법사가 그후 7년간 국내 포교와 무역업을 하며 러시아의 관습과 언어를 익혀 본격적인 포교에 재도전한 것은 99년 3월 13일. 당시 철원 심원사 주지 영도스님의 지원으로 자광사를 개원하게 됐다.
양법사는 그간의 실패를 경험삼아 교포들에 대한 교리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 교민들의 애경사를 챙기고, 민족 명절은 물론 불교 명절의 의미를 설명하고 법회를 열었다.
고려인들과 애경사를 함께 하다보니 세 곳의 사찰에 3백여명의 교포 신도가 생기고, 현지인들의 인식도 좋아져 20명의 현지인 신도가 생기는등 현지화에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인도불교가 천산 중로를 통해 중국에 전래될 즈음, 화엄경과 법화경이 중앙아시아에서 결집될 정도로 불연이 깊은 땅이다. 바미얀석불로 대표되는 불교유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은 물론 레닌그라드학파는 세계 3대 불교학파로 손꼽힐 정도로 불교학이 발달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는 곳곳의 불교유적이 크게 훼손되고 불교학도 학문적으로 연구될 뿐, 신행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
양기훈 법사는 연말까지 시루다리아시와 치르치크시에 2개의 포교당을 설립하고, 불교유적 발굴사업에 나서는 등 중앙아시아 불교복원을 위한 본격적인 불사에 나설 방침이다.
양 법사는 “고려인과 러시아인들에겐 법당과 불상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부처님을 모시는 일이 더욱 중요함을 알게 됐다”며 “한국에서도 종단과 불자들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연락처(팩스)=998-71-1522713
김재경 기자
jgkim@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