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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워 11일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눈푸른 티베트 스님 갸초스님(58ㆍ호주 멜버른 타라교육원장). 동안거 기간을 맞아 새벽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계속되는 화계사 국제선원의 용맹정진 대열에 4일간 동참한 스님은 “지리적으로 먼 두 나라의 불교지만 수행자로서 추구하는 것은 똑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갸초스님은 미주, 유럽대륙에서 20세기 최고의 티베트 스님이라는 라마 에시 스님의 법맥을 이은 ‘서양인 스님’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75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라마 에시 스님을 친견하고 의사라는 직업도 버리고 출가했다는 스님의 이력도 이채롭지만, 라마 에시 스님이 입적에 앞서 티베트 불교계의 최대 종파인 게룩파의 고승 조빠 린포체에게 “갸초의 공부를 점검해 달라”는 당부를 할 정도 애제자인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개원 20여년 만에 호주 멜버른에서 최고의 티베트불교 교육도량으로 키운 타라교육원을 뒤로 한 채 99년 몽골 카라쿠룸에 불교센터를 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스승의 특별한 유훈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갸초스님은 “이는 티베트로 한정된 불교가 아닌 불법을 오래도록 전하고자 했던 스승의 뜻을 실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갸초스님에 따르면, 몽골불교는 70년 남짓 공산 치하에서 5개 사찰에 1~2백 정도의 스님만이 남아 있을 정도로 황폐해졌다. 스님은 “몽골인들은 13세기에 티베트 불교를 수용한 이래 대부분 불자들”이라며 “그런 곳에서 불교를 새롭게 꽃피우는 게 스승의 유지”라고 설명했다.
스님의 방한(訪韓) 역시 이러한 생각에서 비롯됐다. 한국불교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보다는, 대부분 ‘신비감’으로만 전하기 때문에, 그 실체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화계사 용맹정진에 참여한 후 더욱 알고 싶은 한국불교가 되었다”는 갸초스님은 대원사 현장스님의 초청을 받아 17일부터 송광사 등 전남 일대의 사찰을 방문해 한국불교의 정수를 엿보고 1월 말경 몽골 카라쿠룸으로 출국한다.
오종욱 기자
gobaoou@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