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년 전부터 전통자수의 아름다움에 빠진 캐나다인 디옌 마크레인(33)씨는 12월 19~25일까지 서울 인사동 서호갤러리에서 열린 '전통생활자수전'에 ‘초충도 4곡 병풍’을 출품했다. 퇴근 후 매일 1시간씩 1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매주 토요일 동국대 사회교육원 ‘전통자수반’에서 자수를 배운 디옌은 “선생님에게 ‘다시, 다시’라는 우리말을 지겹도록 들었다”면서 “직접 해보면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될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한국생활을 마치고 자신의 고향인 캐나다에 돌아가 ‘한국 전통자수 강좌’를 여는 것이 디옌의 장래계획이다. 그래서 수업시간이면 선생님이 자수 놓는 모습을 꼼꼼히 메모해 자신만의 ‘자수강의안’도 만들고 있다.
디옌이 집에서 수를 놓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은 남편 안소니도 올해 초부터 동국대 사회교육원에서 자수를 배웠다. 비록 안소니는 이번 전시회에 완성작을 출품하지는 못했지만 “작품 하나하나가 너무 아름답다”며 전시된 작품들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았다.
디옌은 “한국자수는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직접 수를 놓으면서 인내심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라며, 앞으로 안경집이나 노리개 같은 소품을 만들어 친구들과 캐나다에 있는 가족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한다.
“크리스마스나 새해 선물로 직접 수놓은 복주머니를 주면 정말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자수 예찬론자 디옌의 제안이다.
여수령 기자
snoopy@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