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 주인공은 이태길(58, 레이티온 인터내셔널 코리아 이사)씨와 그의 아내 박미자(56, 주부)씨, 딸 이영남(29)씨.
이들 한 가족은 11월 10일 조계종 포교원에서 실시한 제6기 국제포교사 영어권에 응시, 시험에 합격해 12월 8일 국제포교사 자격증을 받았다.
이번에 국제포교사가 된 이씨 가족의 영어실력은 거의 네이티브 수준에 가깝다. 아버지 이씨는 군대시절 영어교육을 담당할 정도의 실력. 아내 박씨 또한 68부터 6년간 고교 독어교사로 재직하면서 ‘SDA선교사 영어교육’을 받았다. 서울대와 동대학원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딸 이영남씨는 평소 영작과 스피치 훈련으로 어학실력을 다졌다.
가족이 한꺼번에 국제포교사의 길을 걷게 한 사람은 바로 아버지 이태길 씨. 작년 서울에서 열린 아셈(ASEM) 회의 때, 지금의 ‘문사수(聞思修)’의 전신인 봉은사 외국인 사찰안내 활동과 인연을 맺으면서 국제포교사의 꿈을 키워온 이씨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와 불교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내 박씨와 올해 대학원을 졸업한 딸 이영남씨가 국제포교사가 된 것은 단순히 이씨 때문만은 아니다. ‘육조단경 영어모임(지도법사 김종명 교수)’에서 불교공부를 하고 있는 아내 박씨는 “남편과 함께 국제포교사로서 한국불교 알림이가 돼 기쁘다”며 웃음 지었다.
고교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불교를 접하기 시작한 이씨는 “이번 국제포교사 교육이 그동안 부족했던 불교기초교리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불교를 통해 영어논술교육과 영작ㆍ스피치 훈련 등을 받아 한층 실력이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세 식구 모두 그렇지만, 이씨의 불교에 대한 열의는 보통이 아니다. 반도체 분야 전문가로 『반도체-개요.제조.기술』이란 책까지 저술한 이씨는 지난해부터 ‘한영불교사전’을 만드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어려운 불교한자용어를 영어로 옮기는데 일정한 기준이 없어 힘들지만, 불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니 보람도 크다”며 “불교용어사전과 박물관에서 자주 사용되는 불교용어도 영어로 번역해 내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씨가 불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63년 군입대할 때다. 달랑 두 권의 책만 들고 들어간 그가 가져간 책은 ‘금강경’과 ‘성경’. 서울대에서 핵공학을 전공한 이씨는 금강경의 ‘공’사상에 매료돼, 가져간 성경은 단 한 줄도 못 읽었다고 한다.
김철우 기자
in-gan@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