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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록’ 전집 100권 출간한 동국대 임기중 교수
500여 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만 할 뿐 목록조차 정리되지 않았던 ‘연행록(燕行錄)’ 350여 종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동국대 국문학과 임기중 교수(동국대 한국문학연구소장)가 목록 작성과 자료 수집을 시작한 지 26년만에, 국내에 전하는 ‘연행록’을 집대성한 <연행록 전집>(동국대 출판부) 100권을 최근 출간한 것이다.

‘연행록’은 고려말부터 조선시대 말까지 우리 나라 사신이 중국 연경(현 북경)을 다녀와서 보고들은 것을 기록한 일종의 기행문. 당시의 한·중 관계와 동아시아 문화교류는 물론 종교, 복식, 음식, 무역 등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는 인문학의 보고(寶庫)다.

<연행록 전집>은 337종의 연행록과 7종의 연행지도 등 354종의 연행록 관련 자료에, 425건 5만8천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다. 한글로 된 것과 한문으로 된 것이 섞여있다. 청나라를 다녀온 기록이 가장 많지만(286건) 원나라 기록도 1건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되는 연행록들에는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의 시대상황과 종교, 문화에 관한 상세하고 흥미로운 내용이 많이 담겨 있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 교수는 “조선시대 연행사들의 경우 체류 기간이 40일 내외로 정해져 있었는데, 공식적인 일정을 마치면 늘 다양한 선진 문화를 체험하였다. 그 가운데 하나가 중국 사원을 구경하는 일이었다”며 “불교신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구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기록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조선후기 화가이자 문인인 김창업(1658∼1721)이 지은 <열하일기>나 김육(1580∼1658)의 <조경일록> 등에는 당시 북경에 거주하는 스님들의 복식이나 음식, 예불 드리는 모습까지도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청나라 때도 북경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라마 불교 사원이 많이 있었으며 남방에서 온 스님들이 맨발로 발우를 손에 들고 다니면서 공양한 음식을 먹었다는 기록도 흥미롭다.

<연행록 전집> 발간의 가장 큰 의의는 존재조차 몰랐던 연행록들을 발굴해 한 곳에 모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조선 헌종 때 최호부가 지은 <사향제상봉록>, 추사 김정희의 아버지 김노경이 1822년 지은 <연행록> 등 36건은 이름만 확인했을 뿐 내용은 싣지 못했다. 연행록이 개인 기록 성격이 강하다보니 문중에서 보관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대개 친필로 쓴 귀중본이라 쉽게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행록 연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임 교수 자신도 그 동안 관련 자료 수집에 치중하느라 내용 분석과 같은 본격적인 연구는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2월 7일 오후 2시부터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연행록과 동아시아 연구’ 국제학술세미나는 바로 동아시아에서 연행록이 가진 역사적, 사상적, 문학적 가치를 확인하고 점검하기 위한 첫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권형진 기자
jinny@buddhapia.com
200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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