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묻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한다’
베티나 슈티겔 엮음 / 나누리 옮김
달리 / 1만 4천원
어린이:“사랑이란 무엇인가요?”
달라이라마:“누구에게나 사랑의 씨앗이 감춰져 있단다.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사랑의 씨앗을 키워 꽃 피게 할 수 있어…내가 말하는 사랑은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 해당하는 거야.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개미에 대한 사랑에 차이가 있을까? 아니, 전혀 없단다…사랑을 배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그 사람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느끼는 거야. 그래서 우리 수도승들은 날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을 계발하고 키우는 수행을 한단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 쯤 아이들이 불쑥 던진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 채, 한동안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끊임없는 질문에 짜증을 내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의 호기심을 한껏 부추켜 에디슨과 같은 과학자로 커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기도 한다.
<아이들이 묻고,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한다>는 제목 그대로 아이들의 질문에 세계 최고의 석학이자 정신적 지도자라 할 수 있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변하는 것으로 꾸며진 책이다.
무언가에 대해 알기 위해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증거다. 다시 말하자면 질문은 삶의 원동력이다. 특히나 세상에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아이들의 질문은 더더욱 그러하다. 단순하게만 느껴지는 아이들의 질문은, 그저 질문을 위한 질문이 아니라 아이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고, 성장을 돕는 비타민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질문은 모두 심오하다. ‘왜 학교에 가야 하나요?’에서부터 ‘왜 엄마 아빠는 일하러 가야 하나요?’ ‘하늘은 왜 파란가요?’ ‘몸은 왜 아픈 걸까요?’ ‘왜 1+1=2 인가요?’ ‘나는 왜 어떤 일은 잊어버리고 어떤 일은 기억하는 거죠?’ ‘지구는 앞으로 얼마나 돌게 될까요?’ 등 이 책에 나오는 22가지 질문은 보통 아이들이 하는 질문이지만, 그 어느 것도 어른들이 쉽게 대답하기 힘든 주제들이다. 그래서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들과 함께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독일 유력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이 연재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이후 독일에서 단행본 판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했던 화제작이다.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정기적으로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대해 아이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답해주도록 요청했다.
아이제 로메이의 독특한 삽화가 어우러진 유익하고 재미있는 이 책은 질문하기를 즐기는 아이들 뿐 아니라 아직 질문하는 법을 잊지 않은 어른들, 적어도 궁금한 것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은 사람들 모두를 위한 책이다.
도서출판 이레와 영진닷컴이 공동투자해 설립한 아동 출판사 ‘달리’에서 만든 첫 책이다.
이은자 기자
ejlee@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