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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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사람들이 남긴 별처럼 아름다운 유산
별과 우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수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은 가 보다. 그 증거를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서울대 천문학과 박창범 교수가 펴낸 이 책은 천문 기록에 담긴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특히 옛 사람들이 남겨 놓은 자연 현상 관측 기록과 과학적 유물을 통해 단군조선의 실체를 추적하고 있는데, 박 교수는 “천문학은 하늘의 역사를 밝히는 것 만큼이나 땅의 역사를 밝히는 데에도 적지 않은 힘을 발휘한다. 역사적 해석이 분분한 경우에도 부정할 수 없는 과학적 진실을 찾아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한중일 삼국의 경우 서양보다도 훨씬 오래전부터 자연 현상을 관측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중국의 경우 과거 약2800년 동안, 우리나라는 약2100년, 일본은 약1400년 간에 걸쳐 다양한 자연현상을 관찰하여 수많은 기록을 남겼다.

박교수는 서양이 갖지 못한 방대한 자연현상 관측 사료 속에 아직 해독이 되지 않은 수많은 역사적 흔적들이 숨어 있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따라서 이를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서양식 접근법과 함께 우리만의 색다른 접근법이 필요한데, 이를 박교수 스스로가 실천한 것이다.

한 예를 들어 3, 4세기 이전의 기록에 대해 신빙성을 의심받고 있는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혁거세거서간에서 벌휴이사금(B.C. 57~A.D 196)까지 총 264개 기사 중에 약 4할을 차지하는 101개 기록이 자연현상에 관한 것이다. 그중에서 34개가 천문현상 기록이다. 그러나 이 자연 현상 기록은 역사 구성에 활용되고 있지 않다. 서기 200년 이전에 대한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도 전체의 4할이 아깝게 사장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가진 유물과 사서의 부족함을 극복하는 한 가지 길은 기존 자료나마 최대한 분석하고 이해하여 사료화하는 것이라고 박교수는 주장한다.

모든 천문현상에는 반드시 시간 개념이 담겨 있고, 따라서 천문현상을 활용하면 그 현상이 일어난 과거 역사의 시점을 절대적 산출법으로 정확히 추적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천문현상기록은 고대사에서 시간적 이정표 역할을 하는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박 교수는 자연 현상 기록을 통해 우리가 고대문화의 일면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천문 기록에는 단순한 자연 현상 뿐 아니라 옛 사람의 자연관이나 사상, 종교, 정치관까지 녹아있으며, 인류 역사상 가장 일찍부터 시작된 학문의 하나가 바로 천문학이라는 것이다. 천문학적 기록과 유물은 고대 문화가 어디서 어떻게 피어났는지, 그 수준은 어느 정도였는지, 주변에 어떻게 전파되었는지 일러주기에 충분하다고 박교수는 강조한다.

박교수는 이 책은 1부에서 자신이 왜 고천문학 연구를 시작했는지를 상세히밝히고 있으며, 2부에서는 천문 현상 기록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한 천문역사학 연구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3부에는 우리 선조가 수천 년간 소중히 키워 온 천문과학을 유물과 기록을 통해 살펴보는 천문학사 연구과정을 담고 있다. 4부에서는 우리 선조가 남긴 자연 현광 관측 기록을 현대 과학에 활용하는 고천문학 연구의 한 예를 소개하고, 5부에서는 천문 유적과 유물, 고대 천문 관측 자료 등을 통해 우리 역사 속에 스며 온 천문학을 살피고 있다.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는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바로 이 땅에 수십 세기 전에 서 있었을 고대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 바로 천문학이며, 옛 사람들은 그야말로 별처럼 빛나는 자료들을 우리에게 남기고 갔음을 알 수 있게 하는 책이다.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
박창범 지음
김영사, 1만3천9백원

이은자 기자
ejlee@buddhapia.com
200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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