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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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천년 세계 건축史의 나침반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건축의 역사’
조너선 글랜시 지음 / 강주헌 옮김
시공사 / 2만 9천원

“건축은 문명의 역사를 포괄하는 주제이다.” 세계적인 건축가 조너선 글랜시는 이렇게 단언한다. 영국 왕립 건축가 협회의 명예회원이자 ‘더 가디언(The Guardian)’지의 건축과 디자인 부분 편집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가 9,000년 건축의 역사를 유려한 문체로 풀어냈다.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건축의 역사>는 제목 그대로 400여 컷의 화려한 화보로 보는 건축의 역사이자, 한편의 건축 ‘오디세이아’이다. 주요 건축물과 건축양식, 그리고 건축가를 각 시대와 지역별로 구분하여 정리하였는데, 그 복잡하고 다양한 내용이 명쾌하고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가 이야기하는 인도의 건축물에 대해 한번 들어보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처들의 사원’인 보로부두르의 스투파(자바 섬, 8~9세기)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사찰이다. 이 사찰은 최고 수준의 건축, 조각, 그리고 조경 설계의 결합물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활화산과 우림이 어우러진 장관을 배경으로 세워진 성스러운 산의 모습으로, 깨달음의 아홉단계를 지나 열반의 경지에 이르는 영혼의 여행을 돌이라는 소재로 표현해 낸 것이기도 하다. 깨달음의 아홉 단계는 석재 단으로 상징적으로 표현되었다. 맨 아래의 다섯 단은 직사각형 모양의 닫힌 회랑 형태이다. 다음 세 단은 명상에 잠긴 불상을 감싸고 있는 72개의 종 모양 스투파로 에워싸인 열린 환형으로 지어졌다. 마지막 단은 눈과 영혼을 열반의 세계로 인도하는 중앙의 스투파로, 그 안쪽에는 회랑 안에 모두 1,200개에 이르는 조각된 판들이 부처의 생애와 전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일렌드라 왕조(775~864년)가 통치하던 시절에 건설되었으며 850년경 최초의 설계에 따라 완공되었다. 그후 아래쪽 행렬용 단에 추가 공사가 한번 있었다.”

조너선 글랜시는 이 책에서 건축가만이 가질 수 있는 날카로운 시각으로 최초의 건축물인 신전의 장려함에서부터 마하발리푸람에 있는 사원들의 우아함, 중세 고딕풍 성당의 야심 찬 모습, 그리고 하늘 높이 치솟은 20세기의 마천루(고층빌딩)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능동적인 변신을 거듭해 온 예술로서의 건축을 펼쳐 보인다.

조너선 글랜시는 “건축은 영원과의 교감이며, 우주와의 화합이며, 인간의 야심을 3차원의 공간에 그려내는 매혹적이고 감각적인 작업”이라면서, 불을 쫓는 나방처럼 자신이 추구해 온 건축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 한다.

더불어 이 책에는 팔라디오, 르 코르뷔지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건축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혁신적인 건축가들에게도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서 그들의 삶과 작품에 대해 간략하지만 흥미진진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의 뒷부분에는 용어설명을 실어 기본적인 건축용어에 대해 쉬운 설명을 곁들여 놓아, 건축에 대한 식견을 갖춘 애호가뿐만 아니라 건축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의 지적 호기심도 충족시키기에 충분히 역량 있고, 재미있는 책이다.

이은자 기자
ejlee@buddhapia.com
200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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