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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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는 청담 큰스님
‘빈 연못에 바람이 울고 있다’

혜자스님·이상균 지음
생각의 나무 / 9천8백원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청담스님(1902~1971)은 열반하기 하루 전 이화여대에서의 마지막 설법을 통해 우리에게 이렇게 물었다.

과연 우리들 중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출가에서 열반까지 청담스님의 모든 것을 담은 평전 <빈 연못에 바람이 울고 있다>는 바로 지금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봉암사 결사, 6비구 할복 사건, 정화불사. 청담 스님 하면 떠올리게 되는 몇가지 대표적인 이야기 외에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스님의 숨은 면모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청담 스님은 평생을 마음 찾기에 나섰던 구도자였다. 그런 까닭에 ‘마음’은 항상 스님 법문의 중요 주제이자, 법문의 거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우리에게 본래 마음 찾는 공부에 매진할 것을 강조하셨던 스님이었다.

수행하는 곳이 화려하거나 아늑해서는 안된다며 토굴에 들어가 기약 없는 안거에 들어가는가 하면, 여러 종교가 가진 특성을 견지하면서 공통의 가치인 사랑·평화·정의와 같은 윤리관을 수립하기 위해 한국종교협의회를 조직하기도 하였다. 불교 내부 혁신을 통한 현대화, 중생교화, 종교 간의 대화 등 폭넓은 활동을 펼쳐 보인 청담 스님. 그러한 스님의 면모에서 우리는 지금 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게 된다. 아니, 비춰보아야만 한다.

이 책의 저자이자 청담스님을 평생 곁에서 시봉한 혜자스님은 이렇게 회고 한다.

“청담 큰 스님은 한 사람의 종교인을 넘어 전 중생들에게 자신의 삶을 완전히 내던진 ‘보살’이었다. 청담 스님은 일찍이 설령 금생에 성불을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사람을 다 건지겠다고 선언했다. 혼돈의 시대에 우리를 이끌어 현재를 일구어내신 스님은 현대 한국불교의 자화상이다.”

혜자 스님은 청담 스님의 탄신 1백주년을 맞아 펴낸 이 책이 불교정화의 선봉장이라는 부분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철저한 수행자로 살다간 청담 큰 스님의 삶과 가르침을 다시 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이 책은 중간 중간 청담스님의 행적을 살펴볼 수 있는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는 재미도 톡톡하다. 부록으로 청담 스님의 시봉을 맡았던 시자스님들의 회고란도 마련해 놓았다.

이은자 기자 ejlee@buddhapia.com
200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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