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 ‘인간 생사에 관한 유별난 보고서’란 부제가 붙은 <저승-그곳 문지방 넘나드는 이야기>(사나소 지음, 이론과실천)는 '죽음'에 관한 책이다.
하지만 지은이는 죽음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불교와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종교에서 말하는 죽음과 신화, 민담, 무속 속에 스며있는 죽음에 관한 소재들을 통해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죽음의 의미를 되새긴다.
'죽음은 단순히 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일 뿐이며 누구나 그 경계선인 '문지방'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게 된다면 이승에서의 유령의 배회쯤은 인정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지은이는 그동안 터부시 되어온 '죽음'에 대한 일반적 인식에서 벗어나 삶의 자연의 섭리로 이해하자고 말한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저승에 관한 이야기와 영혼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각기 다른 시선, 윤회와 영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4장과 5장에서는 죽음의 순간을 경험했다는 사람들과 소설 속 유별난 죽음을, 6장에서는 원시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장례문화를 살펴본다.
지은이 사나소는 32년 동안 중앙일간지 기자와 논설위원으로 활동했던 언론인으로, 순수 한국 무속진언 ‘사나소서(살아나소서)’의 줄임말이다. 책에 실린 글들은 지은이가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 연재했던 것이다. 값 1만원.
여수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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