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한글대장경 완간회향대법회’가 열렸다. 37년에 걸친 고려대장경 한글 번역 작업의 첫 걸음을 내딛은 사람은 바로 운허 스님(1891∼1980)이다.
평생을 역경 사업에 힘쓴 운허 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엮은 책 <운허스님의 크신 발자취>(신용철 편저, 동국역경원)는 스님이 설립한 광동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용철 교수(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장 )가 2000년 다산문화제에서 발표했던 논문 「운허 이학수의 생애와 사상」에 스님의 연보와 <운허선사어문집>에 실린 글을 골라 덧붙인 것이다. 또한 지은이가 평소 직접 찍었거나 수집했던 운허 스님의 사진도 실었다. 독립운동가로서의 운허 스님의 자취와 불문에 든 후의 철저한 수행자로서의 생애, 후학의 교육을 위해 힘쓰고 경전 번역에 평생을 바친 스님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
1장 ‘운허 이학수의 생애와 사상’에서는 춘원 이광수의 육촌 동생이기도 한 스님의 출생과 교육환경, 이시열로 개명한 뒤 만주에서 펼쳤던 항일 독립운동 모습을 담았다. 또한 불교의 대중화를 위해 역경사업을 펼치고 광동학원을 설립 하는 등 교육자로서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수행자로서의 모습 이외에 중생들과 함께 했던 일화들을 모은 2장 ‘운허스님의 큰 삶과 지혜의 향기’에서는 광동학원 교장선생님으로서 학생들에게 직접 삼각함수를 가르치는 모습과 광동학교 1회 졸업생에서 손수 써 준 졸업장 사진도 볼 수 있다.
3장 ‘운허스님의 글’에는 광동의 교지에 기고한 글들과 「독립신문」에 실렸던 만주지역의 「한족신보」주필로 쓴 사설 ‘임시정부 개조에 대하여’ 등을 실었다. 4장 ‘운허스님의 저술’에서는 근대 불교사전의 효시인 <불교사전>과 <화엄경해제>, <대반열반경해제> 등 스님의 저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하고 있다.
5장 ‘기리는 글’에는 월운 스님의 ‘장엄한 낙조’, 문하생들의 추모글, 동국학원 이사장 오녹원 스님의 한글대장경 완간 회향법회 축사를, 마지막 장인 6장에는 운허 스님의 연보를 실었다.
여수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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