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한구석에 걸린 현판은 비록 시선이 가더라도 모두 한문으로 쓰여 있고 또 너무 높이 걸려 있어 쉽게 읽을 수 없다. <한국의 사찰 현판>(신대현 지음, 혜안)은 속초 신흥사와 김제 금산사, 영주 부석사 등 전국 44개 사찰에 전하는 현판을 소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판의 구성은 맨 앞에 사찰 또는 어떤 전각을 중건 또는 중수하면서 짓는 글이라는 제목을 적고 그 다음으로 사찰의 위치 유래, 연혁, 사찰 또는 해당 전각을 수리하게 된 인연, 중수한 스님이나 시주자 이름 그리고 중수기를 작성한 인물과 이름 등이 적혀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한 ‘현판 해석문’은 아니다. 지은이는 현판에 적힌 글을 통해 사찰의 연혁과 현판을 지은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찰의 중건 중수에 얽힌 이야기뿐 아니라 의승군의 주둔지였던 여천 흥국사의 ‘남장군순절비’를 통해 임진왜란 시 이순신 장군과 함께 해전에서 왜군을 물리친 남유 장군의 일대기를 펼쳐 보이기도 하는 등 사찰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와 연혁을 밝히고 있다. 값 1만2천원.
여수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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