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께 예쁜 꽃도 달아 드렸는데 마음에 드시는지. 다음에 올 땐 전화기랑 사진 갖고 오려구요. 우리가 보고 싶을 땐 그 전화기로 전화하세요. 제 번호 아시죠?'(김지선, 엄마에게)
'형아, 너무나 그립다. 비가 올 때 우산이 없어 둘이 달음질할 때, 그때가 너무 그립다'(문윤환, 형에게)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벽제. 용미리 등 다섯 곳의 납골당에 유족들이 남긴 편지 사연이다. 납골당 한켠에는 '고인에게 쓰는 편지'라는 제목의 노트가 비치돼 있다. 여기에는 어린이들이 돌아가신 엄마나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혹은 먼저 떠난 자녀에게 부모가 보내는 글과 그림이 빼곡히 적혀 있다. 서울시는 이 중 1백56편을 골라 <하늘나라 우체국>(고인을 기리는 사람들 글/그림, 청솔)으로 펴냈다.
슬픔을 견딜 수 없어 힘들다는 이야기, 곁에 있을 때 잘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후회의 편지, 그래도 영원히 마음 속에서 함께 한다는 희망의 이야기, 살아생전 못다 이룬 꿈 저세상에서 이루라는 소망들이 담겨 있다.
여수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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