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빠 탓이에요. 누가 아빠에게 충고하고 꾸지람을 할 수 있겠어요. 아빠 자신이 똑똑하고 잘났다고 생각하시는데, 할머니께서도 큰소리치시고, 큰아빠께도 따지시고, 고모들한테도 눈을 부라리시면서… 온 가족이 모이면 아빠가 대장 노릇 하지잖아요. 그건 다 아빠 잘못이에요. 다른 사람 탓을 하는 것은 아빠답지 않아요.”
“누군가 나에게 꾸지람도 하고 충고도 하였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텐데…”라는 아빠의 말에 아들은 이렇게 말한다. 8살의 어린이의 주장이라고 믿기지 않는 말이다.
<아들아 아빠가 정말 잘못했구나>(명상)는 지금은 초등학교 2학년인 도현이가 세살부터 아홉살까지 아빠와 함께 나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은이는 이태호(전 불교방송 총무국장) 씨. 그의 자녀교육법은 독특하다. 남들 다 가는 유치원은 보내지 않았고, 차 트렁크에 퇴직을 싣고 아이와 전국 여행을 했다. 심지어 아들과 함께 6개월간 청학동 서당에 다니기까지 했다.
이렇게 지은이는 도현이와 같이 뒹굴고, 대화하고, 여행하는 동안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 간다. 그럴수록 도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말할 줄 알고, 자기보다는 남을 더 배려하는 아이로 성장한다.
혀가 닳도록 대화하며 함께 뒹군 이들 부자의 6년간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부모로써 자녀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 값 8천원.
김중근 기자
gamja@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