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역본인 <잡아함경>으로 더 잘 알려진 필리어 대장경 상윳다 니카야가 우리말로 번역됐다. 팔리 대장경이 현대에 완역된 것은 영어본과 독일어, 일본어본이 대표적이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전재성 회장은 최근 <쌍윳따 니까야> 10ㆍ11권 출간을 마지막으로 팔리 대장경 <쌍윳따 니까야>(부록 포함 12권, 한국빠알리성전협회)의 우리말본을 완간했다.
<쌍윳따 니까야>는 불교 최초의 경전인 팔리 대장경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된 경전으로, 부처님과 제자들이 주고받는 짧은 대화 형식의 경전 2889개를 모은 것이다.
여기서 ‘쌍윳따’는 ‘주제에 따라 묶인 것, 상응된 것’, ‘니까야’는 모음, 모임 등을 뜻하는데 ‘쌍윳타 니까야’는 ‘주제에 따라 함께 엮은 가르침 또는 경전들의 모음’이란 뜻이 된다.
연기, 사성제 등 주제별로 정리가 잘 되어 있으며, 특히 연기 사상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은 꼭 봐야 할만큼 중요한 경전이다.
1362경으로 된 한역 대장경에서는 <잡아함경>으로, 팔리 대장경을 번역한 일본의 <남전대장경>에서는 ‘상응부(相應部)’라 부른다.
우리말 <쌍윳따 니까야>의 가장 큰 특징은 한문 용어를 최대한 배제하고 현대의 일상어로 번역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사성제’는 ‘네 가지 성스러운 진리’로, ‘염(sati)’은 ‘마음새김’으로, ‘욕계’ ‘색계’ ‘무색계’는 각각 ‘감각적 쾌락의 세계’ ‘형상의 세계’ ‘무형상의 세계’라는 용어로 대신했다.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원전에는 없는 화자를 괄호 안에 넣고 연결부사도 문맥에 맞게 넣고 뺐다.
전 씨는 “한문식 불교 용어에 익숙한 불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지도 모르지만, 이제 불교에 입문하려는 한글 세대는 기존 경전이나 입문서보다 읽기에 편하다고 이 번역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기존 번역과의 차이에서 오는 혼란은 6184개의 주석을 달아 최소화했다. 유사한 내용의 한역 경전을 대조할 수 있도록 한역 <아함경>의 고유번호를 주석으로 달았고, 동국역경원에서 간행한 한글대장경의 <잡아함> 및 <별역잡아함>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해당 경전이 있는 경우에는 경전의 제목에 주를 붙여 표기했다. 팔리 원어와 한역 술어도 가능한 밝혀놓았다.
봉정식은 오는 1월 25일 오후 2시 조계사 문화교육관에서 열린다. 전권 30만원.
권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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