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군대 간 청년이 ‘아’발음이 되자 않아 작전 중에 죽은 일이 있다. 암호명이 고구마인데 ‘고구미’라 했던 것이다.
억울하게 죽은 아들이 불쌍하여 어머니가 절에서 49재를 지내기 위해 위패를 안고 왔다. 정성껏 재를 지내주면서 아들의 왕생극락을 빌었다.
다음 생에는 발음 정확하게 하는 몸을 받으라고…. 그런데, 재를 지내던 어머니가 스님의 염불소리를 자세히 듣고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니무 이미티불, 괸세음보실” 그 절의 스님도 아들처럼 ‘아’발음이 안 된다는 사실을 어머니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깨어난 어머니를 보고 그 스님이 말했다. “보실님, 죄송힙니디. 힐 밀이 없습니다.”
이야기 둘. 입선 시간이었다. 고요함 속에서 어느 스님이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걱정이 된 입승 스님이 “어디가 아프십니까”하고 물었을 때, 몸을 떨던 스님이 멋쩍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핸드폰을 진동으로 해놓아서….” 그 순간 웃음이 진동하듯 한 차례 지나갔다.
<잼있는 스님이야기>(다할미디어)는 현진(해인사 포교국장) 스님이 수행의 길에서 만난 스님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비롯해 일상생활과 산중에서 보고 느낀 이야기 그리고 속세를 오가며 겪은 웃음을 자아내는 ‘재미있는’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값 8천원.
김중근 기자
gamja@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