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사막을 싣고>(마당넓은집)는 독일 함부르크대학 인도학ㆍ티베트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는 행창스님의 중동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행창스님은 1989년 인도ㆍ네팔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지난해 동유럽 배낭여행 등 15년에 걸쳐 50여 국가를 여행했으며, 여행 중 느낀 그날그날의 단상을 일기처럼 썼다고 한다.
이 글은 함부르크 한인 학생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종합지인 <함지>에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일간 인터넷 불교신문 붓다뉴스(www.buddhanews.com)에 지난 5월부터 ‘유라시아 자전거 횡단기’를 연재하면서 국내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행창스님은, 여행과 수행 그리고 학문을 화두로 삼아 구도의 길을 걷고 있는 수행자. 중동지역을 횡단하며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글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모든 현상을 버리고 고행의 길을 걷는 수행자의 지혜와 깨달음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이야기들은 대부분 고행의 길에서 만난 사람과 공간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은이는 나무 한 그루 없는 모래밭과 돌산을 지나면서 육신의 고통이 바로 업장소멸이라 생각하고, 여러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본연의 ‘나’를 찾는다.
때론 그가 더듬어가는 중동기행 이야기는 한가해 보이지만 의외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 동양인의 관점에서 중동인의 삶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신선하게 읽히고, 스핑크스, 사해, 오하시스 유적지 팔리마 등 풍성한 중동지역에 대한 소개는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된 행창스님의 중동 5개국 자전거 횡단은 카이로까지 이어진다. 값 8천5백원.
김중근 기자
gamja@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