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 문화 > 출판
초기선종 능가사의 어록과 전기 "능가사자기"
“초기 선종의 계보는 어떻게 되는가.” “선(禪)이란 무엇인가.”
선의 역사와 계보 그리고 참선을 직접 경험하거나 선서를 읽어보지 않는 불자가 있을까. 초조 달마, 2조 혜가, 3조 승찬…. 육조 스님 등 옛 선사들이 남긴 어록을 읽고 수행하는 불자들.

신간 <능가사자기>(박건주 역주, 운주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선과 초기 선법 사이의 격차를 줄여주는 데 한몫을 더한다. 어쩌면 초기선종의 역사나 계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역사가 보여주는 변천사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지금으로부터 1천 여 년 전 중국 돈황에서 초기 선종의 본 모습을 전해 주는 귀중한 선종 사서들이 발견된다. <전법보기>, <능가사자기>, <역대법보기>, <유심론>, <수심요론>, <증심론>, <대승무생방편문> 등. 바로 이 때 선종이 본래 <능가경>의 심요를 바탕으로 수선하는 ‘능가종’이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자료가 나왔다. 그 책이 바로 신수의 선법을 배운 정각(683-750) 선사가 쓴 <능가사자기(楞伽師資記)>다.

이 책은 <능가경>의 선지(禪旨)에 의지하여 심인상전(心印相傳)한 초기 선종의 사자(師資)ㆍ스승과 제자) 전승의 계보를 밝히고, 그 분들의 전기와 함께 어록을 수록한 책이다. 이 책은 함께 발견된 다른 선종 사서에 비해 초기 선사들이 설한 선법의 요지를 가장 많이 수록한 것으로 능가선법을 명시하여 후대에 정법을 제대로 전하고자 한 지은이의 깊은 뜻이 담겨져 있다.

돈황에서 발견된 초기 선종의 자료를 가운데 <전법보기>는 <능가사자기>보다 저술연대가 빠르다. 하지만 그 내용은 초기 선사들의 행적이나 일화를 간략히 적은 것이고 법문이나 어록 부분은 없다. 따라서 초조에서 6조 또는 7조까지의 초기 선사들의 선법을 가장 상세하게 전하고 있는 것이 바로 <능가사지기>인 셈이다.

초기 선종의 선법이 후대에 상당 부분 퇴색하고 변질되었으나 이러한 자료를 통해 본래의 선법(능가선)과 전통을 되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자료의 소개와 해설이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상당히 늦었다.

대중서로는 1990년 출간된 <초기선종사>(전2권, 양기봉 역주, 김영사) 이외는 거의 없을 정도다. 중국고대사를 연구하고 있는 박건주(전남대 강사) 씨가 내놓은 이 역주본은, 사료적 가치뿐만 아니라 번역에 있어서도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놓아 읽는 이에게 설득력을 높여준다.

이와 함께 이 책에는 <출삼장기집>과 <속고승전>에 실린 몇 편의 초기 능가사 전기도 번역 수록했다. 값 1만원.

김중근 기자
gamja@buddhapia.com
2001-07-13
 
한마디
닉네임  
보안문자   보안문자입력   
  (보안문자를 입력하셔야 댓글 입력이 가능합니다.)  
내용입력
  0Byte / 200Byte (한글100자, 영문 200자)  
 
   
   
   
2025. 9.18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원통스님관세음보살보문품16하
 
   
 
오감으로 체험하는 꽃 작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