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리산 편지>는 백무동 계곡 아래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지리산에서 보냈던 지은이 정도상 씨가 인간의 끝없는 욕망 때문에 망가져 버린 지리산 곳곳의 사찰들과 주변 풍경들을 둘러보면서 개인과 사회 그리고 역사를 성찰한 산문집이다.
사라지는 분교들, 포장도로와 함께 물밀 듯이 밀려오는 행락객들 그리고 그들을 맞이하는 숙박업소들이 즐비한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의 상업성이 자연의 공간, 지리산까지 스며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안타까워한다.
그러면서 지은이는 인간의 삶을 빠르게 변모시킨 문명과 경제의 논리가 희망찬 21세기를 만들 수 있을지 우리 모두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여행 중에 만난 실상사와 귀농학교 그리고 공동체 농장 속에서 상생의 삶을 지향하는 불교 본연의 모습을 보고 우리가 21세기에 해결해야 할 숙제를 생각해 본다. 값 8천5백원.
김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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