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는 도대체 무엇을 깨달았는지, 불교는 무엇을 가르치는 종교인지에 대해 서양인의 시각으로 연구하고 해설해 놓은 책이 나왔다.
영국 던칸 베어드 출판사의 「The Vision of the Buddha」를 번역.출간한 「붓다의 깨달음」(창해)은 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과 불교 철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어 주는 안내서다.
부처가 태어나 인간 생로병사의 허무함을 보고 유랑길에 오르는 데서부터 깨달음을 향한 정진, 전생에 대한 회상, 각종 일화와 이적, 열반에 이르기까지가 평이하지만 명쾌한 언어로 설명돼 있다.
또한 불교가 발상지인 인도에서부터 스리랑카 등 동남아 국가들, 중국, 일본, 티베트 등지로 퍼져 나가는 과정도 소개돼 있다. 그러나 한국 불교에 대한 소개가 빠져 있는 사실은 중국 불교의 아류 쯤으로 오해되고 있는 한국 불교의 국제적 위상
을 시사하는 것같아 안타깝다.
각 지역별로 별도의 장을 할애했을 정도로 자세한 정보가 많아 지역.국가별로 심한 편차를 보이는 불교의 다양한 면모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어 불교가 초기 유럽 언어학자들과 19세기 오리엔탈리즘을 통해 서구세계에 전래된 뒤 어떤 형태로 성장해 가는지가 미국과 유럽의 현대 불교 모습을 통해 나타나 있다.
특히 불교의 어떠한 점이 서양인들에 강력한 호소력을 지닐 수 있었는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책 말미 참고문헌에는 세계의 주요 불교 성지, 현대의 불교 스승들, 각국의 주요 불교단체 목록 및 주소록 등이 실려 있다.
저자 톰 로웬스타인은 스리랑카와 워싱턴 대학에서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를 공부했으며 불교뿐 아니라 알래스카 에스키모들의 샤머니즘에 대해서도 책을 쓰는 등 관심사가 다양하다.
던칸 베어드의 '살아 있는 인류의 지혜'(Living Wisdom) 시리즈 첫 권으로 앞으로 「신성한 지구」「허벌리즘」「성과 영혼」「신성한 건축」「북아메리카 원주민」「동물의 영혼」「여신들」「인도의 신비」「샤먼의 신비」가 내년 2월까지 출간
될 예정이다. 서장원 옮김. 230쪽. 2만5천원.
2001년 11월 16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