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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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간 예수, 영화관에 간 부처’
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종교의 세계를 살핀 <전시회에 간 예수, 영화관에 간 부처>(시공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특정 종교를 믿든 믿지 않든 종교는 우리 곁에 있다. 다만 우리들의 그 문화 속에 녹아 있는 종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뿐이다. 지금도 우리 삶의 그릇 혹은 반영으로서의 문화는 종교의 영향을 받고 있다.

‘문화 속의 종교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우리 주변의 문화를 통해 종교의 본질로 접근한다. 풍부한 인문, 예술 자료를 토대로 삶 속에 녹아 있는 참 종교, 타종교를 인정하는 열린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신윤복과 고흐, 모차르트와 바흐, 영화‘고래사냥’과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램브란트의 그림과 ‘십우도’…. 모두 우리 주변에서 많이 들어 본 예술가들과 작품들이다.

이렇게 친근한 문화들 속에는 종교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은이 김승철 씨는 종교학자 특유의 눈으로 그 속에 녹아 있는 불교와 기독교의 모습을 짚어낸다. 그것들에는 종교의 본질, 성향, 종교인의 삶, 자세 등이 함축돼 있으며, 불교와 기독교의 세계를 보다 선명하게 머릿 속에 그릴 수 있게 한다.

영화‘고래사냥’을 보고는 현실에서도 악이 선에게 감동을 받아 스스로 무장 해제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샤갈의 그림 ‘아이를 잉태한 여자’를 보고는 그리스도를 뱃속에 품은 성모라고 한다. 그리고 마리아와 마야부인을 비교하면서 보살로서의 마리아의 모습을 살펴보며 다원주의적 종교관을 전개한다.

또한 장욱진의 그림과 최승호의 시에서는 눈사람을 통해 공(空)을 말하고, 과일을 소재로 한 유화 작품들에서는 세속적 쾌락의 무상함을 엿본다.

특히 눈사람을 통해 종교인의 자세를, 달을 통해서 진정한 수행의 의미를 묻는다. 무상(無相)의 존재인 신과 인간관계의 문제, 신의 아름다움과 진정한 아름다움의 문제, 니르시스 신화를 통한 ‘자기’의 문제를 고찰한다.

특정 종교만을 고집하는 사람의 경우, 지은이의 시각이 못마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마리아를 보살로 비유한 부분 등은 기독교계로부터 반발을 낳을 수도 있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윽박지르기보다는 문화의 다양성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종교적 의미를 찾아가는 지은이의 다원주의적 종교관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만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값 7천5백원.

김중근 기자
gamja@buddhapia.com
2001-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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