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경전을 모본으로 하여 출간된 우리말 경전들이 많다. 하지만 상당수 책들이 번역에 있어 오류와 착오를 되풀이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무엇 때문인가. 그 대표적인 것이‘허사(虛詞)’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허사란 조사나 어미 등과 같이 개별적인 뜻은 없지만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고, 내용의 전후관계를 나타냄으로써 문장을 완성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한문에 있어서 허사는 매우 중요하여 대부분 실체적인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문장을 연결하고 전후관계나 인과관계를 나타내고 있어, 이에 대한 이해 없이는 고전을 제대로 해석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허사를 고전 해독의 열쇠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만약 경전번역에 있어 허사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연세대학교 허사사전편집실에서 펴낸 <허사대사전>(성보사)을 권해 본다.
사전은 모두 1,534개의 표제자를 싣고 있는데, 이 중 순수하게 허사로 쓰인 것은 1,443개이다. 이밖에 기존의 허사사전과 다른 점은 허사의 표제자를 우리 발음 순서에 따라 가나다 순으로 배열, 지금까지 출간된 허사사전 중 가장 많은 분량 수록해 동양학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값 4만8천원.
김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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