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9. 7.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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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욱 옮김‘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
부처님께서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 세계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았다. 그리고 우리들로 하여금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도록 설하였다. 결국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것은 마음의 문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얘기다.

<마음은 이렇게 움직인다>(홍종욱 옮김, 경서원)는 근본불교 교리에 바탕을 둔 논장 입문서로, 마음의 여러 유형과 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심조’의 참 뜻을 일러주는 지침서인 셈이다.

책은 실재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담은 상좌부 불교의 논장을 저본으로 마음 작용에 대해 살핀다. 논장은 ‘법집론(法集論)’ ‘분별론(分別論)’ ‘계론(界論)’ 등 모두 7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은 오관을 통하여 경험하는 마음의 여러 과정을 단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실재에 관한 분석적 설명서인 법집론은 여러 가지 실재를 대하는 마음을 열거하고 있고, 발취론은 여러 조건에 의한 마음의 변화 과정을 설하고 있다.

지은이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태국에서 아비담마를 연구하고 있는 니나 판 고오콤 씨. 그는 마음의 실재를 크게 정신 현상인 명(名)과 물질 현상인 색(色)으로 나눈다. 그 이유는 우리 안이나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바로 명색이기 때문이다. 사물의 모습인 이 명색은 여러 가지 형태를 나타낸다. 따라서 이 둘을 구별하지 못하고, 그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망집에 사로잡히게 된다. 예를 들어 ‘들음’은 명이다. 그것은 형체도 모양도 없다. 들음은 귀와 다르다. 하지만 들음은 필요 조건으로 귀를 가진다. 듣는 명은 소리를 경험한다. 그런데 귀와 소리는 색이다. 듣는 명과는 전혀 별개인 셈이다. 들음, 귀, 소리가 서로 다른 사물의 모습임을 알지 못하면 ‘들음’을 ‘자아’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보는 것, 보이는 것, 느낌이나 생각으로 나타나는 명색의 실체를 바로 알 때 미망에서 깨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이 책의 끝부분에서는 선정을 얻는 마음과 깨달음을 얻는 마음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는 논장이 설명하는 모든 실재(다섯 가지 감관과 마음의 여섯 경로를 통해 나타나는 세계)를 통해 나타나는 현상을 바로 보는 지혜가 곧 번뇌를 제거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이는 생사의 윤회를 그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은이는 이론서로서 논장을 대하지 말고 일상 생활에서 사물의 실체를 바로 보는 길잡이로 삼을 것을 권한다. 값 1만2천원.

김중근 기자
gamja@buddhapia.com
200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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