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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숨결 묻어나는 산문집
한곳에 있기를 마다하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시인 고은. 여행자 고은의 삶이 녹아 있는 산문집 <길에는 먼저 간 사람의 자취가 있다>(마주한)가 나왔다.

고은 시인이 세상 속으로 길을 떠나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사람을 만나고, 이국의 도시를 순례하며 그 나라의 문화를 읽고, 시를 쓰면서 건져 올린 세상 이야기 45편을 모아 묶은 책이다.

만주 벌판에서 자신의 진정성을 꿈꾸고 한반도의 삶과 역사를 계승하는 백두대간을 여행하며 국토에의 감격을 적은 ‘국토에의 감격’, 하버드에서 보내는 시인의 감회와 게리 스나이더와의 인연에 관한 글 ‘하버드 편지 그리고 스나이더’, 미국 하버드대, 버클리대 객원교수를 마치고 귀국 길에 이집트와 그리스 그리고 터키 지역을 두 달간 기행하며 인류가 창조한 문화의 자취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성찰한 기행문 ‘고대에의 떠돌이’ 등 모두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은 서울 나들이가 없는 날 경기도 안성 집에서 잠시 글쓰기를 놓고 서재의 창으로 밖의 뜰을 내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 날 창가에 서서 맞이하는 허심의 풍경 속에 시인은 세상을 대면한다.

“옛 시나 요사이의 어느 시 중에 문을 열지 않아도 밖에 눈 내리는 것을 다 알고 있다는 그럴듯한 정취를 내가 흉내 내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나는 그런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문이 있다는 것은 그 문을 열어 들어가고 나가고 하는 일을 뜻한다. 그런 문을 닫아 둔 채 밖의 일을 다 알아차린다는 것은 풍류이되 어쩐지 헛된 풍류쯤이 되는 듯하다.”<‘산당화를 바라보며’ 중에서>. 값 8천원.

김중근 기자
gamja@buddhapia.com
200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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